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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이엔드]명품의 공간, 시대‧세대 아우르는 럭셔리 정수가 한 곳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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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제품이 명품의 전부는 아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브랜드가 지닌 고유한 특징과 장인 정신은 대대로 이어진다. 각 브랜드는 특별한 공간을 꾸며 자신들이 쌓아 올린 럭셔리 정수를 사람들에게 전한다. 이달 눈에 띄는 '명품의 공간'을 소개한다.

◇찌그러짐조차 값진 영감이 되다

국내 최초로 까르띠에 시계의 단독 전시가 열린 서울 성수동 팝업 스토어. [사진 까르띠에]

국내 최초로 까르띠에 시계의 단독 전시가 열린 서울 성수동 팝업 스토어. [사진 까르띠에]

1967년 영국 런던 까르띠에 매장에 한 고객이 찾아왔다. 베누아 알롱제 워치가 처참하게 찌그러져 수리를 맡기기 위해서다. 고장 나 일그러진 그 시계조차 영감이 됐다. 독특한 외형으로 시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크래쉬(crash·충돌) 워치는 그렇게 탄생 됐다.

까르띠에는 전례 없는 '형태를 만들어 내는 시계 제조사'로 유명하다. 탱크, 욕조, 종, 거북이, 조약돌, 쿠션 등 얼핏 보면 시계와 전혀 연결 고리가 없어 보이는 주변의 사물이 모두 까르띠에 워치 역사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

이달 18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초 까르띠에 시계 단독 전시에서는 오늘날의 까르띠에를 있게 한 선구자적 정신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빈티지 제품인 까르띠에 컬렉션, 한정판으로 나온 파인 워치메이킹 등도 볼 수 있다. 눈으로 즐기는 것뿐 아니라 직접 제품을 착용해 볼 기회도 있다.

◇루이 비통이 포착한 서울의 모습, 예술이 되다

루이 비통의 여행 사진 컬렉션 '패션아이' 서울 편에 실린 사진. 네델란드 사진작가 사라 반 라이가 포착한 서울 모습 중 하나다. [사진 루이 비통]

루이 비통의 여행 사진 컬렉션 '패션아이' 서울 편에 실린 사진. 네델란드 사진작가 사라 반 라이가 포착한 서울 모습 중 하나다. [사진 루이 비통]

루이 비통 역사에서 책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창립자인 루이 비통의 손자 가스통 루이 비통(1883~1970년)은 자타공인 애서가로, 그가 만든 협회에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당대 최고 작가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교류할 정도였다. 루이 비통은 이 같은 뿌리를 그대로 이어받아 자체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100여 개의 자체 출간물을 발행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여행을 주제로 한 대표 컬렉션 '패션 아이'다.

지난 2016년 첫선을 보인 『패션 아이』는 특정 도시나 지역, 국가를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일종의 여행 사진 출간물이다. 이번에 루이 비통이 주목한 도시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다. 루이 비통과 협업한 네덜란드 사진작가 사라 반 라이가 포착한 서울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빛과 어둠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접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리를 뛰어가는 사람들,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 등 서울 어딘가에서 잠시 머무르는 이들의 '순간의 찬란함'을 카메라에 담았다. 전시는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에서 열린다.

◇시계 속 황금비율, 작품이 되다

서울 잠실에 마련한 에거 르쿨트르의 팝업 이벤트 현장. [사진 예거 르쿨트르]

서울 잠실에 마련한 에거 르쿨트르의 팝업 이벤트 현장. [사진 예거 르쿨트르]

파이 또는 1:1.618로 정의되는 황금비율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 혹은 인간이 만든 물건과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조화로운 균형미를 일컫는다. 사람의 시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비율이기도 하다. 스위스 명품 시계 예거 르쿨트르가 1931년 내놓은 리베르소 워치는 바로 이 황금비율에 기반을 둔 디자인이다.

예거는 한국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작가와 협업, 이달 18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황금비율 아트 쇼'를 연다. 예거는 지난해부터 메이드 오브 메이커스(Made of Makers)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시계 제조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다른 분야 아티스트, 디자이너, 장인과 협업을 전개하는 활동이다. 경계 없는 협업으로 시계 제작의 창의성과 전문성, 정밀성에 대한 가치를 고객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강 작가는 황금비율과 예거 르쿨트르의 대표 컬렉션 ‘리베르소’에서 영감을 받은 3D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또렷한 색감‧패턴, 일상에 생동감을 불어넣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마르니 랜드' 팝업 스토어. [사진 마르니]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마르니 랜드' 팝업 스토어. [사진 마르니]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자주 접하는 패턴과 색상을 과감히 버리고 한번쯤 엉뚱해져 보는 것이다. 1994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마르니는 전통적인 패션 문법과 진지한 격식을 거부하는 파격적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또렷한 색상, 특이한 모양, 쉽게 도전해 보지 않았던 특별한 소재 등으로 톡톡 튀는 개성을 드러낸다. 마르니의 엉뚱함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마르니 랜드' 팝업 스토어가 이달 15일까지 더현대 서울점에서 열렸다.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던 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마르니 마켓' 컬렉션. 이른바 작은 사치를 꿈꾸는 이들 사이에서 마르니의 독특한 형체와 색감이 돋보이는 의자, 쿠션, 쟁반(트레이), 스툴(stool·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는 서양식의 작은 의자) 등 홈 데코레이션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여름철 들기 좋은 까슬까슬한 라피아 소재로 만든 ‘마르셀’ 가방,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토트백, 파우치도 눈길을 끌었다. 마르니는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 선보인 제품 일부를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판매한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연내 한 번 더 팝업 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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