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파 3홀이 무려 290야드…그린 앞엔 모래지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LA CC 11번 홀(290야드). [사진 USGA]

LA CC 11번 홀(290야드). [사진 USGA]

제123회 US 오픈이 15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LA 컨트리클럽(LA CC) 노스코스(파70·7423야드)에서 개막했다. 다리가 아픈 타이거 우즈를 제외하고 존 람, 브룩스 켑카,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등 상위 랭커들이 대부분 참가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잔류했던 매킬로이와 사우디아라비아 LIV 골프로 떠났던 켑카가 1, 2라운드에서 동반 라운드한다. 한국의 임성재·김주형·김시우·이경훈도 도전장을 냈다. 총상금은 2000만 달러(약 255억원), 우승상금은 360만 달러(약 46억원)나 된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US오픈이 열리는 것은 1948년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이후 75년 만이다. 이 골프장은 파 3홀이 5개나 된다. 숫자도 많지만, 전장도 들쭉날쭉하다.

첫 번째 파 3홀인 4번 홀은 전장이 228야드다. 내리막 지형이라 전장에 비해 짧게 느껴진다. 티잉 구역도 여러 곳이라 주로 미들 아이언으로 공략할 수 있다. 그러나 장해물이 많다. 그린 앞쪽에는 건천(乾川) 협곡인 바랑카가 있고, 그린 양쪽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7번 홀은 284야드다. 바로 전 홀인 파4의 6번 홀(330야드)과 전장 차이가 46야드에 불과하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7번 홀을 파 4홀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US오픈에서는 어림도 없다. 이 홀 역시 내리막 지형이다. 앞쪽 티잉 구역을 이용할 경우 실제 전장이 264야드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9번 홀은 171야드다. 클럽하우스를 향해 샷을 하는 오르막 홀이다. 티잉 구역과 그린 사이에 깊은 협곡이 있지만, 프로골퍼들에게는 영향이 거의 없다. 뒷바람이 불면 짧은 아이언으로 공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린이 길고 좁아 쉽지는 않다.

LA 다운타운을 바라보며 티샷하는 11번 홀은 파3 중 가장 긴 290야드다. 스코어카드에 적힌 거리만 따지면 2007년과 2016년 US오픈이 열렸던 오크몬트 골프장 8번 홀(288야드)보다 길다. US오픈 역사상 가장 긴 파 3홀이다. 일반 골퍼는 드라이버로도 온그린하기 어려운 홀이다. 크고 깊은 벙커가 그린을 대각선으로 가로막는다. 그린에 못 미치는 티샷은 오른쪽 벙커로 굴러 내려간다.

마지막 파3인 15번 홀은 비교적 짧은 124야드다. 핀 위치에 따라 길게는 145야드, 짧으면 75야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짧다고 해서 쉬운 건 아니다. 그린의 전체적인 형태가 어금니처럼 생겼다. 어금니의 뿌리는 날카롭기 때문에 이런 위치에 핀이 꽂히면 공을 떨어뜨릴 곳이 무척 좁다. 그린에 맞아도 공이 튈 수도 있다. 벙커에 빠지면 에그프라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략하기가 만만찮다. 캐머런 스미스는 “나는 일반적으로 짧은 파 3홀을 좋아하지만, 이 홀은 가장 까다로운 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거리가 긴 7번 홀(284야드)과 11번 홀(290야드)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티샷을 3번 우드로 해야 할 것 같다. 맞바람이 강하게 불면 드라이버를 잡아야 할 수도 있다. 이 2개 홀을 어떻게 넘길지가 이번 대회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찰리 호프만은 개막 전 “파 3홀에선 티샷을 잘하면 버디를 노릴 수 있는데 이 골프장에선 아무도 핀을 직접 공격하지 못한다. 모두 그린 앞에 공을 떨어뜨린 뒤 칩샷을 하거나 2퍼트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코스를 리노베이션한 길 한세는 “이 코스의 파 3홀은 특정 선수를 편애하지 않는다. 웨지의 정교함과 3번 우드의 정교함을 모두 테스트한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