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웃기는 사자성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다음 사자성어 중 표기가 바른 것은?

㉠ 야밤도주 ㉡ 산수갑산 ㉢ 포복졸도 ㉣ 일사불란

돈 문제로 몰래 도망치거나 남녀가 사랑 때문에 부모 몰래 달아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도망을 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밤에 도망을 가기 때문에 ‘야밤도주’가 맞는 표현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확한 표기는 야반도주(夜半逃走)다. 여기에서 한자 반(半)은 ‘가운데’나 ‘한창’을 뜻하는 말로 ‘야반’은 밤이 깊은 때, 즉 한밤중을 의미한다.

험한 산골이나 닥쳐올 위험을 뜻하는 말로 ‘산수갑산’이란 말을 쓰는 경우도 많다. 산수(山水)가 산과 물을 의미하기 때문에 말이 잘 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삼수갑산(三水甲山)이 바른 표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험한 산골이라 이르던 삼수와 갑산을 지칭하는 말이다. 조선시대에 귀양지의 하나였다고 한다. 주변에 ‘야밤도주’나 ‘산수갑산’이란 상호가 있어 더욱 헷갈리게 만든다.

너무 심하게 웃다 보면 배가 당겨 숨쉬기조차 힘들고 정말 졸도할 것 같은 때가 있다. 그래서 ‘포복졸도’가 맞는 말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포복절도(抱腹絕倒)가 바른 표현이다. 여기에서 절도(絕倒)는 까무러쳐 넘어지는 것을 뜻하며, 포복절도는 배를 그러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는 것을 의미한다.

일사불란(一絲不亂)은 맞는 표현이다. 한 올의 실도 엉키지 않음을 뜻하며, 질서 정연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일사분란’으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정답은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