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혁신위원장 또 발표 못한 민주당, 정근식·김은경 놓고 진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오른쪽 둘째)가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오른쪽 둘째)가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래경 사태’ 이후에도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지 못하면서 내부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원장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자 “친명계와 비명계간 힘겨루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전 비공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출범 시점에 대해 “이번 주 안으로 출범시키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혁신위원장 후보 간) 장단점을 비교하고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며 “준비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혁신위원장 후보는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은경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2명으로 압축됐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을 지냈다. 최고위원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당내에선 “김은경 교수 임명이 임박했다”(핵심 관계자)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도 혁신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자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정 교수에 미련을 못 버린 것 아니냐”(당 관계자)는 추측이 나왔다. 정 교수는 2019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범국민대책위)에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처럼 혁신위원장 인선이 늦어지자 “이미 확정된 공천 룰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구가 혁신위이기 때문에 진통이 계속되는 것”(수도권 의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월 친이낙연계 이개호 의원이 단장을 맡은 공천TF를 통해 22대 총선 공천룰을 확정하고, 이를 지난달 8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했다.

하지만 친명계에선 “현재 통과된 공천 룰은 현역 의원에만 유리하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혁신위가 공천 룰 자체를 뒤흔들어야 한다”(수도권 중진)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는 이날도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창당의 각오로 국민께 혁신을 약속했던 것이 딱 한 달 전 쇄신 의원총회”라며 “막바지에 몰린 쇄신의 시간, 그 귀한 한 달의 시간을 허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혁신은 철저히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친명계에서 주장해 온 ‘당원 중심’ 혁신론을 반박한 것이다.

윤영찬 의원 역시 라디오에서 “내로남불, 팬덤 정치, 방탄정당 굴레를 어떻게 벗어날 것이냐가 혁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