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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에 국내 기업 3곳 중 1곳은 돈 벌어 이자도 못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물가ㆍ고금리 여파에 국내 기업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기 버거운 ‘취약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난에 빚을 내는 기업들이 늘면서 부채 비율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외부감사 대상인 기업 3만129곳을 대상으로 경영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3%로 1년 전(6.8%)에 비해 하락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77.6%→80.1%) 증가폭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역대최고치인 654%에서 지난해 455.4%로 대폭 하락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취약기업 비중은 34.1%에서 35.1%로 1%포인트 증가했다. 취약기업 수로 보면 2021년 1만269곳에서 지난해 1만585곳으로 316곳 늘었다.

기업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도 비제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모두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102.4%로 2014년(106.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자산(자본+부채) 중 은행 등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 비중을 의미하는 차입금 의존도도 역대최고치(2019년 28.3%)와 유사한 28.2%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이자 등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서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다만 지난해 기업 매출액은 16.9%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1년 전(17.7%)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3.2%)에 비하면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석유정제ㆍ전기가스업은 제품가격 상승 등에 힘입었고, 자동차와 조선업은 업황이 개선돼 수출이 늘었다”며 “2022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는 우려보다는 좋은 수준이라 의외로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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