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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 일하겠다"는 비정규직노조…공무원노조는 "중단하라" 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간 근무 일수 추가 보장과 조리원 수를 늘려달라고 요구하며 한 달째 파업 중인 비정규직노동조합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파업 중단을 요구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근무 일수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6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대전학교비정규직노조가 대전교육청 로비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 중이다. [사진 독자]

근무 일수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6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대전학교비정규직노조가 대전교육청 로비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 중이다. [사진 독자]

대전시교육청공무원노조(공무원노조)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의 무기한 파업으로 학교급식이 차질을 빚으면서 학생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학생을 볼모로 한 파업을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근무 일수 확대 등 요구하며 한 달째 파업 

학비노조는 지난달 15일부터 방학 중 비근무자 근무 일수 320일 보장, 상시 근무자 연간 10일 이상 자율연수, 급식실 조리원 배치기준 하향 조정 등 3가지 사항을 요구하며 파업중이다. 대전시교육청 소속 비정규직은 52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조리원이 1200여 명으로 가장 많다.

13일 오전 9시 기준 파업에 참여한 학교는 6개 초·중학교로 인원은 10명이다. 대전선화초는 조리원 3명 중 1명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지난달 22일부터 급식을 중단하고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재학생 625명인 대전둔산중은 조리원 5명 가운데 2명이 파업에 참여, 7일부터 14일까지 도시락을 준비했다. 대전유성중은 지난 9일 조리원 6명 중 5명이 파업에 나서면서 단축 수업을 했다.

근무 일수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6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대전학교비정규직노조가 대전교육청에 플래카드를 걸고 교육청을 비난하고 있다. [사진 독자]

근무 일수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6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대전학교비정규직노조가 대전교육청에 플래카드를 걸고 교육청을 비난하고 있다. [사진 독자]

대전시교육청과 공무원노조는 학비 노조가 주장하는 ‘320일 근무 보장’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맞지 않고 급식 업무 외에는 다른 일을 하지 않겠다는 요구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상시 근무자 연간 10일 이상 자율연수 역시 다른 공무원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이라는 게 공무원노조 판단이다.

급식실 조리원 배치기준을 하향 조정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매년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조리원 수만 늘려달라는 것은 이기주의적 발상으로 단체협상 항목에도 포함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대전교육청 "예산 부족, 형평성 어긋나"

대전시교육청은 예산 부족과 형평성 등을 이유로 학비노조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다고 한다. 현재 280~290일 수준인 근무 일수를 320일까지 확대하면 연간 4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방학 중에 출근해도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근무 일수를 늘려주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게 대전시교육청측 설명이다. 대전교육청은 15일 학비노조와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16일부터 대전시교육청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을 벌이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사진은 대전시교육청 전경. 신진호 기자

지난달 16일부터 대전시교육청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을 벌이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사진은 대전시교육청 전경. 신진호 기자

대전시교육청공무원노조에 따르면 대전지역 학부모 맘카페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학생 건강권 침해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 “아동 학대로 신고해야 한다” “학생 밥으로 장난치지 말라” “(학부모가) 도시락을 챙길 테니 모두 해고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교육청에 천막 치고 24시간 농성, 민원인 피해 

공무원노조는 대전시교육청 로비와 현관에서 천막을 치고 24시간 농성 중인 학비노조 행태도 비난했다. 교육청을 오가는 민원인이 불편을 겪는 데다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에 확성기로 집회를 이어가면서 소음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게 이들 하소연이다. 최근에는 출근하던 대전시교육청 직원이 학비노조 조합원과 실랑이하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치료를 받고 있다.

대전교육청공무원노조 조성표 위원장은 “파업을 고집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타협점을 찾아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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