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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소년 BTS…30대 청년 BTS는 더 다채로워지겠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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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음악 프로듀서 피독은 데뷔곡 ‘노 모어 드림’부터 지난해 발표한 ‘옛 투 컴’까지 BTS의 히트곡 대부분을 작곡·프로듀싱했다. [사진 하이브, 빅히트 뮤직]

음악 프로듀서 피독은 데뷔곡 ‘노 모어 드림’부터 지난해 발표한 ‘옛 투 컴’까지 BTS의 히트곡 대부분을 작곡·프로듀싱했다. [사진 하이브, 빅히트 뮤직]

“우리 함께 ‘방탄노년단’까지 가봅시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방탄소년단(BTS)이 11일 공식 SNS에 이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일곱 명의 소년들(RM·진·슈가·제이홉·지민·뷔·정국)은 어느새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이 됐다.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처럼 10대가 경험하는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겠다며 등장한 이들은 10년 동안 K팝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끌어 냈다. 미국 빌보드 차트(싱글차트 ‘핫100’,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했고,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모두 한국 가요 사상 최초로 벌어진 일이다.

데뷔 초 맏형 진을 제외하고 모두 10대였던 BTS는 이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이 됐다. [사진 하이브, 빅히트 뮤직]

데뷔 초 맏형 진을 제외하고 모두 10대였던 BTS는 이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이 됐다. [사진 하이브, 빅히트 뮤직]

데뷔곡 ‘노 모어 드림’부터 지난해 발표한 ‘옛 투 컴’까지 BTS 히트곡 대부분을 작곡·프로듀싱한 음악 프로듀서 피독(강효원·40)을 최근 서면 인터뷰해  BTS의 10년을 돌아봤다. ‘흙수저 아이돌’이었던 BTS가 ‘글로벌 수퍼스타’로 성장한 과정이다.

힙합 아이돌의 성격이 강했던 초창기는 BTS가 음악적 방향성을 잡아가는 시기였다. 당시 BTS가 들고 나온 앨범, 학교 시리즈 3부작(2013~2014)에는 10대의 꿈과 고민이 주로 담겼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상남자), ‘네 꿈은 뭐니’(노 모어 드림)라고 묻고, 청춘을 억압하는 사회와 어른들을 비판했다(N.O). 피독은 “그 시기는 멤버 진을 제외하고 모두 10대였기 때문에 콘셉트보다는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감정과 10대가 바라보는 당시 시대상 등을 음악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1집 정규 앨범 ‘다크 앤 와일드’를 발매했지만, 기대만큼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피독은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음악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던 시기였다”고 돌이켰다. 고민 끝에 “어느 정도 서정성이 묻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에 힙합이란 장르에서 벗어나 조금은 일렉트로 팝 요소가 가미된 트랙으로 방향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BTS가 아이돌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 ‘화양연화’ 시리즈가 나오게 된 계기다.

데뷔 초 맏형 진을 제외하고 모두 10대였던 BTS는 이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이 됐다. [사진 하이브, 빅히트 뮤직]

데뷔 초 맏형 진을 제외하고 모두 10대였던 BTS는 이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이 됐다. [사진 하이브, 빅히트 뮤직]

‘화양연화’ 앨범 시리즈(2015~2016)의 시작이었던 곡 ‘아이 니드 유’는 BTS에게 첫 음악 방송 1위를 안겨주었다. ‘런’ ‘버터플라이’ 등이 수록된 이 앨범 시리즈는 20대의 사랑과 좌절을 성숙하게 담아냈다. 피독은 “BTS의 성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었다. 아이돌 음악계에 BTS라는 팀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멤버들이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멤버들의 감정은 그때그때 변해 갔다. 이를 음악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게 보조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다”고 설명했다.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DNA’ ‘페이크 러브’ 등 잇따른 히트곡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그는 “청춘은 가장 정열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시기가 아니냐”며 “이 시기 멤버들의 메시지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다시 퍼포먼스 위주로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화두를 던진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시작으로 BTS는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2018년 3집 정규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K팝 사상 첫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올랐고, 2년 뒤인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꿈만 같았던 싱글 1위 순간에 대해 피독은 “코로나19 상황이라 멤버들과 전화로 축하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당시 디스코 팝이 굉장히 트렌디한 장르였고, 전 세계적으로 많이 소비됐다”면서 “여기에 BTS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 그리고 각기 다른 보이스 톤이 하나로 뭉쳐지며 시너지가 생겨 전 세계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고 성공 요인을 짚었다.

BTS는 ‘다이너마이트’ 이후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총 6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빌보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년 1개월 만에 6곡이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1964~66년 비틀즈(1년 2주) 이후 최단 기간 기록”이라고 밝혔다.

BTS는 지난해 앤솔로지(선집) 앨범의 타이틀곡 ‘옛 투 컴’을 발표한 이후 군 복무에 따른 팀 휴식기에 들어갔다. ‘군백기(군 복무에 따른 공백기)’로 인한 우려도 있었지만, 진·RM·제이홉·지민·슈가 등 멤버의 절반 이상이 솔로 활동을 펼쳤다. 멤버 지민은 솔로 가수로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고, 정국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 올랐다.

피독은 “(군백기 이후) 멤버 대부분이 30대가 되면서 각 멤버의 정체성이 뚜렷해질 것이기에 좀 더 다양한 색깔의 BTS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음악적 스펙트럼 역시 더 넓어질 것 같다. 다시 하나로 뭉쳐 BTS라는 이름으로 멋진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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