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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총선 출마하나…문 전 대통령 만나 “길 없는 길 가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술잔을 부딪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경남 양산을 방문한 사실과 함께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술잔을 부딪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경남 양산을 방문한 사실과 함께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11일 정치권이 종일 술렁였다. 야권 내 팬덤을 가진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전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3년6개월여 만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逆進)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총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한 것에서 진척된 내용이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사실상 정치 참여 선언 아니겠냐”는 반응을 내놓았다.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지역구로는 ‘서울 관악갑’이 우선 거론된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으로 이사했다. 여권 인사인 신평 변호사도 지난달 페이스북에 “현 정부 인사들도 조 전 장관이 관악 쪽으로 출마할 것을 예상한다”고 적었다.

PK(부산·경남) 출마설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의 고향인 부산과 조 전 장관 부친이 이사장을 지낸 웅동학원이 위치한 경남 창원 진해가 구체적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고향인 부산·경남으로 나간다면 당내에서 반기지 않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에서 이미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 공천 자체가 힘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특별당규에는 ‘공직 후보자로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월 업무방해와 위계공무집행방해, 위조 공문서 행사 등 대부분의 혐의가 인정돼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조 전 장관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도 모자랄 판”이라며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조 전 장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민주당 재선의원도 “본인은 억울한 부분이 있어도 잘못한 건은 잘못한 것”이라며 “당에 더는 부담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약자 코스프레를 했던 조 전 장관의 만행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며 “잃어버린 5년에 대해 국민께 속죄하고 죗값을 받는 것이 가야 할 ‘유일한 길’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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