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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최후의 전투"…연방 기소에 지지자로 방어선 삼은 트럼프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 참석, 자신의 대한 연방 검찰의 기소가 "정치적 암살"이라고 비난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 참석, 자신의 대한 연방 검찰의 기소가 "정치적 암살"이라고 비난했다. EPA=연합뉴스

"이것은 최후의 전투다."
국가기밀 불법 반출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공개석상에 나와 내놓은 메시지다.

1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콜럼버스와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즈버러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 참석한 그는 "공산주의자들이 승리해 미국을 파괴하거나 우리가 공산주의자들을 파괴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밀문서 유출 및 사법 방해 혐의로 형사 기소한 연방 검찰은 전날 40쪽 분량의 공소장을 공개했다.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문건을 숨기고 허위 진술을 하는 등 모두 37건의 범죄 혐의가 적혔다. 특히 기밀 문건이 담긴 상자들이 자택인 마러라고의 무도회장이나 화장실, 창고 등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모습의 사진이 언론에 노출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자신에 대한 "정치적 암살"이라고 일축했다.
특유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바이든 정부는 "미국을 싫어하는 병든 정치계급"이고, 법무부는 "당장 제거해야 할 병든 이들의 소굴"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향해선 "미치광이" "트럼프 증오론자"라고 비판했다.
선거 개입 혐의로 트럼프에 대한 추가 기소를 검토하고 있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파니 윌리스 지검장은 "미치광이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불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여러 건의 성 추문과의회 폭동 관련 혐의 등으로 기소됐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나는 파란 주(민주당 지역)의 상공을 지날 때마다 소환장을 받는다"고 농담을 하며 이번 기소 역시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소와 구속 가능성에 직면한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선거 운동 중단을 검토했겠지만, 트럼프는 추종자들을 자신의 법적 문제에 대한 방어선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이번 연방 검찰의 기소가 "마녀사냥"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렬히 응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이번 연방 검찰의 기소가 "마녀사냥"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렬히 응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이날 수천 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콜럼버스에 모였고, 자동차 행렬을 보려는 인파도 거리를 매웠다. "마녀사냥"이라는 손팻말을 흔들며 그의 주장에 힘을 실었고, 지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음모론에 동조하는 "트럼프가 이겼다" 문구도 여기저기 내걸렸다. 조지아주 공화당 행사였지만 트럼프 개인 선거 집회 같았다고NYT는 전했다.

지난 대선 당시 개표 결과를 번복하라는 트럼프의 지시를 거부했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 극우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로 오는 13일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이날 연설을 두고 "트럼프가 자신의 혐의에 대한 일차적인 변호를 법정이 아니라,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들 앞에서 하기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그의 전용기를 타고 조지아주 공화당 전당대회장에 도착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이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그의 전용기를 타고 조지아주 공화당 전당대회장에 도착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이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앞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의 대응 전략을 다시 가져다 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는 러시아 정부와 유착했고,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의 측근이었던 마이클 카푸토는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다'며 정부 조사를 조롱했다"면서 그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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