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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없는 술로 유명하다…하이볼도 나와 MZ도 반한 '국대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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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3 귀농귀촌 청년창업 고향사랑 박람회'(Y-FARM EXPO) 안동 부스에서 안동소주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3 귀농귀촌 청년창업 고향사랑 박람회'(Y-FARM EXPO) 안동 부스에서 안동소주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경북 지역 전통주를 대표하는 안동소주가 스카치위스키 등 세계 명주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동소주는 126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 잡은 스카치위스키(1494년) 보다 훨씬 앞선다. 그윽한 술향 같은 역사를 품은 안동소주로 세계 내로라하는 애주가들에게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포부다.

역사 깊은 국가대표 전통주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이기도 한 안동소주는 명칭에 ‘소주’가 들어가지만 흔히 생각하는 희석식 소주와는 맛도 도수도 확연히 차이 난다. 안동소주는 증류주다. 위스키나 보드카·테킬라·럼 등과 같다. 안동소주는 45도의 고도주임에도 마신 뒤 향기가 입안에 은은하게 퍼진다. 입안이 개운하다. 또 숙취가 없는 술로 유명하다.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안동소주는 가정마다 다른 양조 방법이 전해 내려온 가양주(家釀酒)다. 안동지역에서 길흉사를 비롯해 손님 접대, 제사 등에 사용됐다. 과거엔 상처소독, 배앓이,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 구급약을 대신하기도 했다.

경북도가 최근 ‘안동소주 세계화’ 방침을 밝히면서 안동소주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3월 안동시, 전통주 제조업체, 대학 관계자 등 13명으로 이뤄진 ‘안동소주 세계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안동소주 세계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 중이다. 위스키보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품질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 안동소주가 세계인의 입맛과 정서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동시 관광 커뮤니티센터에서 전시 중인 '명인 박재서 안동소주'. 중앙포토

안동시 관광 커뮤니티센터에서 전시 중인 '명인 박재서 안동소주'. 중앙포토

코로나19가 바꾼 주류 시장 

경북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격변기를 맞은 주류시장에서 안동소주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식이나 모임이 점차 줄어들고 ‘홈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고가의 위스키를 즐기는 젊은 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류 수입액은 전년보다 52.2% 늘었다.

세계적으로도 위스키 등 증류주를 찾는 손길이 확 늘었다. 스카치위스키의 산업 규모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기록했다. 증류소 투어와 위스키 시음 등 체험상품을 지역의 명소와 연계해 스코틀랜드에 한 해 200만 명이 찾는 관광 효자상품으로 정착시켰다.

중국 마오타이주(茅台酒)의 경우 주가 총액이 삼성전자보다 높은 420조원이다. 연간 매출액이 20조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주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세계 5대 위스키에 들어가는 야마자키 위스키로 유명한 일본은 지난해 1조3300억원의 주류를 수출했으며, 이 중 위스키 수출액이 5355억원에 달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 2번째)가 지난 3월 11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안동소주 기업 '민속주 안동소주'를 방문해 양조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 2번째)가 지난 3월 11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안동소주 기업 '민속주 안동소주'를 방문해 양조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아직은 내수 위주인 안동소주

지난해 안동소주도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50억원보다 2배 높은 1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내수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북도는 홍보 강화, 품질 향상 등 안동소주 세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안동소주 기업들과 공동으로 술 품평회와 양조장 체험, 시음 행사 등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규격화된 인증 품질기준을 마련해 고객 신뢰를 다지기로 했다. 또 해외 식품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해외 바이어 발굴을 통한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기업들에 생산기반과 운영자금을 지원해 경영 안정성도 높일 계획이다.

지난 2일 경북 안동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안동소주 세계화 전략 실행계획 논의를 위한 '안동소주 세계화 태스크포스(TF)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지난 2일 경북 안동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안동소주 세계화 전략 실행계획 논의를 위한 '안동소주 세계화 태스크포스(TF)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경북도

하이볼 인기 안동소주엔 '청신호' 

이와 함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류주에 음료를 타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끄는 점도 안동소주 세계화엔 긍정적인 신호다. 편의점 업계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안동소주 하이볼’(CU)이나 증류주 화요를 이용해 만든 ‘하이요 버블리’(GS25) 등을 출시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위스키나 전통주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 기업과 경북이 지혜를 모아 전통주의 산업화, 세계화에 나서야 할 때”라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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