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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중랑천·여의도 샛강에 '꺅~'…서울살이 수달 15마리 확인

중앙일보

입력

초롱초롱한 눈과 매끄러운 몸매, 유려한 꼬리에 오밀조밀한 발가락. 귀여운 모습과는 다르게 날카로운 송곳니로 먹이를 박력 있게 물어뜯는 반전 매력도 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수달 얘기다.

천연기념물 수달이 지난해 7월 27일 강원 강릉시 남대천에 나타나서 물고기를 사냥하다가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천연기념물 수달이 지난해 7월 27일 강원 강릉시 남대천에 나타나서 물고기를 사냥하다가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수달은 깨끗한 물에서 살기 때문에 수(水)생환경의 지표종으로 평가받는다. 하천이 있는 도심에 수달이 많이 있다면, 그만큼 생태환경이 뛰어나단 걸 의미한다. 더군다나 수달은 블루길이나 배스, 황소개구리 같은 생태계 교란종을 잡아먹는 천적이기도 하다.

발자국, 배설물...수달 흔적 발견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엔 총 15마리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탄천과 중랑천, 여의도 샛강 등에서 발자국이나 배설물 등 수달의 흔적이 나왔다. 습지 환경이 보전된 암사‧고덕 습지생태공원이나 서울 광진교 일대에 일부 무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달은 주로 강이나 하천 같은 곳에서 한 가족이 모여 산다.

서울시는 한강에 수달이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우선 서식지 환경부터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콘크리트 등 인공재로 조성한 호안(護岸)을 흙이나 자갈, 큰 돌 등 자연 소재로 바꿔줬다. 자연히 수달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도 늘었다. 친환경 환경에 물고기 등 수달의 먹잇감 역시 풍부해졌다. 서울시는 수달 출현 예상지엔 보호 안내판을 설치하고 수달 서식지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학술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한강 일대에서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15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강에서 발견된 수달이 카메라에 잡힌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한강 일대에서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15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강에서 발견된 수달이 카메라에 잡힌 모습. 사진 서울시.

지자체도 기업도 나선 수달 보호  

서울뿐만 아니라 수달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기 평택시가 대표적이다. 평택시는 ‘수도권 수달보호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센터가 세워지면 수달 보존 연구 및 서식지 관리 등 역할을 맡는다. 애초 지난 2020년 오산시가 건립을 추진했지만, 부지가 적합하지 않아 무산됐다.

지난 4월 국회 의원회관에선 환경단체, 지자체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토론회가 열려 경기 남부 오산천·진위천·안성천에 있는 수달 보호 대책이 논의됐다. 여러 대기업도 수달 보호 안내 및 환경정화 등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 상류에서 구조된 지 나흘 만에 숨을 거둔 수달의 모습. 사인은 수은 중독으로 밝혀졌다. 사진 Journal of Ecology and Environment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 상류에서 구조된 지 나흘 만에 숨을 거둔 수달의 모습. 사인은 수은 중독으로 밝혀졌다. 사진 Journal of Ecology and Environment

수달 목숨 위협하는 위협 요인들은

그런데도 수달의 목숨을 위협하는 요인은 아직 많다.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로드킬’ 당한 수달은 285마리에 달한다. 사단법인 한국수달보호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하천 수면과 도로·땅의 높낮이가 비슷하면 수달이 도로 쪽으로 건너가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이에 수달보호협회는 서울시에 유럽에서 사용되는 로드킬 방지용 차량 불빛 반사판, 수달 전용 이동로 설치 등을 제안했다.

환경 보호 필요성도 여전하다. 지난해 2월 강원 화천군 북한강 상류에서 구조된 어린 수달 한 마리는 한쪽으로 빙글빙글 도는 이상행동을 보이다가 폐사됐다. 부검 결과 수달의 여러 장기에서 수은 독성으로 인한 광범위한 혈관 손상 및 간세포 괴사 등이 발견됐다.

수달이 발견된 해당 지역은 국내 호수·강 중에서 수은 오염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 사안을 연구해 학술지 ‘생태와 환경(Journal of Ecology and Environment)’에 실은 연구진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강 등에서 우연히 수달을 만났을 땐?

▶물가에서 수달을 봤을 때 돌을 던지거나 고함을 지르면 안된다. 가까이 접근하는 것 역시 금지다.

▶물가를 배회하는 개는 수달을 공격할 우려가 있다. 산책 시 목줄을 채우는 게 좋다.

▶물속의 통발 등은 수달의 익사 사고를 유발한다. 불법 어로 행위를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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