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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쏟아져 내렸다" 분당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공포 장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거꾸로 가서 사람들이 쏟아져 내렸어요.”
8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수도권전철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급정지 사고를 목격하고 119에 접수된 신고 내용이다.

8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가 급정지해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 직후 철도당국은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손성배 기자

8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가 급정지해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 직후 철도당국은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손성배 기자

사고는 이날 오전 8시19분쯤 2번 출입구 오른쪽 상향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했다. 출근 시간대와 맞물려 20여m 길이의 에스컬레이터에 사람들이 올라타 있었던 탓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사고 수습을 마친 철도 당국은 2번 출입구에 펜스를 설치하고 사회복무요원 2명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수내역에는 총 4개의 출입구가 있다. 분당초·고교, 양지마을 청구아파트, 정자파크뷰 등 2번 출입구와 방향이 같은 3번 출입구는 지난해 6월20일부터 승강설비 설치 공사로 폐쇄돼 2번 출입구만 가동 중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사고로 중상 3명, 경상 11명 등 총 1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팔과 다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분당서울대병원과 분당제생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고, 중상자들은 국군수도병원과 분당차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8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가 급정지해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 직후 철도당국은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손성배 기자

8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가 급정지해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 직후 철도당국은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손성배 기자

사고 발생 소식을 알게 된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내동 주민 박모(65)씨는 “2번 출입구는 우리 아들 딸이 출·퇴근길에 항상 이용한다. 사고로 사람들이 많이 다쳤다고 해서 혹시 우리 아이들 아닐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어르신들도 많이 다니시는 곳인데, 무서워서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정자동 주민 강모(68)씨는 “출입구에 펜스를 쳐 놓고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재난 영화를 찍는 줄 알았다”며 “수내역은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연결돼 있어서 유동 인구가 꽤 많은 곳인데, 이런 사고가 나니까 무섭다”고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수내역의 승·하차 인원은 올해 기준 승차 1만3336명, 하차 1만3196명으로 경기남부권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월 1회 보수업체, 연 1회 승강기안전공단이 정기점검을 하는데, 지난달 10일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조사를 맡은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에스컬레이터 장치의 결함부터 점검 소홀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다수부상자 시스템을 가동하고 부상 정도를 구분해 인근 병원에 분산 이송했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를 대형 사회재난 상황으로 상정하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참여한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사고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소방당국 등이 사건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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