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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메이커’ 기르는 국경선평화학교 민통선 밖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국경선평화학교 준공식에서 한완상 전 통일원 장관이 축사를 읽고 있다. 박진호 기자

국경선평화학교 준공식에서 한완상 전 통일원 장관이 축사를 읽고 있다. 박진호 기자

현충일인 6일 강원도 철원군 국경선평화학교 본교에서 새 학교 건물 준공식이 열렸다. 국경선평화학교는 피스메이커(남북 평화통일 일꾼)를 양성하는 학교다. 남북한평화학·DMZ평화학·함석헌평화사상 등을 가르치며 그동안 배출한 피스메이커는 30여 명이다.

준공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한완상 전 통일원 장관(3·1운동 백주년기념사업회 위원장)은 “국경선평화학교는 세상에서 평화를 논하기 제일 어려운 이 땅, 철원에서 탄생했다. 평화학교를 통해서 진짜 평화가 이슬처럼 내리고 큰 강물처럼 흐르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경선평화학교는 영국 선덜랜드대에서 ‘함석헌과 퀘이커 평화 사상 비교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평화운동 전문가 정지석(63) 대표가 만들었다. 개교는 2013년 3월에 했다. 그동안 민간인통제선 남방한계선 근처에 있는 강원도의 DMZ평화문화광장 건물을 빌려 사용했다. 학교가 민통선 안에 있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출입이 제한됐다. 평소에도 야간에는 출입이 어려웠다.

그래서 새로 학교를 짓기로 했다. 건물 건립 소식을 들은 한 독지가가 부지와 건물을 사들여 기부했다. 부지만 1983㎡(600평)에 달한다. 독지가는 대출을 받아 부지·건물을 샀는데 앞으로 10년간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 학교 측도 학교 건물 건립을 위해 1만 시민 참여를 목표로 하는 건축 기금 모금 캠페인을 전개했다. 미국과 독일에 사는 동포가 대거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한다. 일본과 베트남 등에서도 기금을 보내왔다. 현재까지 3500여 명이 참여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학교는 독지가로부터 기부받은 건물을 1년여간 리모델링했다. 총 3개동으로 구성된 학교는 40명이 머물 수 있는 숙소를 비롯해 도서실, 교수연구실, 음악감상실 등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준공식 행사에선 ‘평화가문’ 수상식도 열렸다. 평화가문은 할아버지에서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 이상이 평화기금운동에 참여한 가족에게 주는 상이다. 독립운동가 김이직(1875~1920) 선생 후손 등 70여 가문이 평화가문으로 선정됐다.

이어 한반도 평화음악제와 1만 시민DMZ평화노래부르기 행사가 이어졌다. 학교 측은 이날 부른 평화노래를 전국에 알릴 계획이다. 정지석 대표는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서로 도와주고 하는 것이 시민이 원하는 진정한 통일 의미다. 그런 의미를 담아서 북녘땅을 바라보면서 노래를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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