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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금싸라기 땅"…울산 대치동 한복판 군부대 옮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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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옥동은 학원가가 형성돼 '울산 대치동'으로 불린다. 사진은 10년전 옥동 모습을 담은 자료사진. 중앙포토

울산 남구 옥동은 학원가가 형성돼 '울산 대치동'으로 불린다. 사진은 10년전 옥동 모습을 담은 자료사진. 중앙포토

‘울산 대치동’으로 불리는 남구 옥동 노른자위 땅 한가운데 위치한 육군부대가 도심 외곽으로 이전한다.

울산시 측은 6일 “최근 정부 심의에서 지역 숙원사업인 옥동 군부대 이전 사업이 통과됨에 따라 이달 안으로 국방부와 실제 이전에 필요한 합의 각서를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심의는 지난달 31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말한다. 이번 심의에서 군부대 이전의 타당성과 ‘기부 대 양여’란 사업추진 방식, 재산가액 산정 적정성 등이 인정됐다고 한다.

2027년 상반기까지 이전계획 
옥동 군부대는 1982년 창설됐다. 10만3000여㎡ 규모의 군사 시설로, 울산 도심에서도 학원가가 밀집한 옥동 한가운데 있다. 이후 도심이 팽창하면서 ‘군부대가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부대 주변 주민들 역시 “군부대 주둔지는 울산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면서 “군부대 이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이후 국유재산심의위 통과로 이전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울산시 측은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옥동 군부대는 울주군 청량읍 일원으로 이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도심 군부대 이전은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울산시가 울주군 청량읍에 대체 군사시설을 조성해 국방부에 기부하면, 국방부가 옥동 군부대 부지를 양여한다. 기부 또는 양여 재산이 500억원 이상일 경우 기재부의 국유재산심의위를 거친 뒤 국방부와 합의각서를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울산시는 군부대가 이전하면, 해당 부지를 중심으로 오는 2029년까지 대대적인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도로‧공원‧주차장 등 기반 시설과 공동주택 및 주민편익 시설을 집중적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 군부대 이전지인 울주군 청량읍 일대에도 지역 발전을 위한 문화체육센터와 경로당, 도로 개설 등 주민편익 시설을 울주군과 협의해 설치할 계획이다.

'부대 빼기' 인천·대구, 전남 여수에서도
도심 내 군부대 이전 사업은 전국 곳곳에서 시도 중이다. 지난 1월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위치한 군부대 시설들도 통합·재배치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113만㎡의 부지가 시민들의 주거·여가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해당 군부대 시설 역시 기재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구 군부대 이전사업 관·군협의체.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열린 대구 군부대 이전사업 관·군협의체. 연합뉴스

또 6·25 전쟁 당시 북한군 침략을 받지 않은 군사요충지였던 대구 도심의 군부대 여러 곳도 ‘패키지’로 묶어 이전이 추진 중이다. 경북지역 내 복수의 시·군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면서 군부대 유치전까지 벌이고 있다. 대구시는 국방부 등과 협의해 군부대 패키지 이전을 2030년까지 마무리한단 계획을 세운 상태이지만, 도시계획변경 문제 등 여러 절차가 복잡하게 얽혀 실제 이전 시기조차 아직 확실치 않다. 전남 여수에선 최근 향일암 군부대 이전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가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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