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혔던 北위성 동체 가라 앉아…軍, 잠수구조함 투입키로

군 당국이 지난달 31일 인양에 나섰다고 사진으로 공개했던 북한 위성의 동체 일부가 다시 해저로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추가 함정을 투입해 인양 작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우리 군이 오전 8시5분쯤 서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엔 빨간색으로 '점검문 13'라는 글자가 새겨져있다. 사진 합참

합동참모본부는 1일 “북한이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하는 동체 일부는 수심 75m 깊이에 수평으로 누워진 상태이고, 동체는 약 15m 길이로 판단하고 있다”며 “직경은 2~3m가량이고, 무게도 꽤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언급한 동체 일부는 전날(31일) 사진으로 공개한 잔해물이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빨간 글씨로 ‘점검문 13 (기구조립)’이란고 적혀 있다. 이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서도 식별되던 표식이다.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번 발사체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을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을 명확히 드러냈다는 의미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위성 발사도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우리 군이 오전 8시5분쯤 서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합참

군 당국은 북한의 발사체가 추락한 후 약 1시간 반 만인 31일 오전 8시 5분 서해 어청도 서쪽 방향 200여㎞에서 해당 동체 일부를 발견했다. 전날 인양 초기만 해도 군 당국이 동체 사진을 공개하며 인양 작업이 거의 완료됐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인양 과정에서 잔해물이 다시 바다에 가라앉으면서 인양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어제 공개된 사진에서 보이는 부분은 작고 그 아래 부분이 더 크다”며 “인양 작업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양 작전 해역의 수중 시야가 좋지 않고 수중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는 등 제약 사항이 있어 여러 안전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포화잠수가 가능한 잠수함구조함을 추가 투입해 작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수상구조구난함인 통영함(ATS-31)·광양함(ATS-32)에 이어 청해진함(ASR-21)을 인양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진해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청해진함이 작전 준비를 마치고 해당 해역에 도착하는 시점은 2일 정오 무렵으로 예상된다. 다만 잔해물이 무거운데다 잔해물이 펄에 박혀있다면 인양 작업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도 “현장 상황을 보고 어떤 함정의 크레인을 동원해 동체를 끌어낼지 등을 판단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우리 군이 오전 8시5분쯤 서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합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해당 잔해를 2단체로 보고 있다”며 “그 이상 3단체와 (위성)탑재체 부분은 지속해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비행하면 1단체가 분리되고 2단체, 3단체 순으로 예측이 가능한데 이번에는 정상 비행이 안 됐다며 "중간에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사전에 예측한 부분이 없고 이제 찾아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위성의 능력과 관련 “저희보다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해상도 1m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로·세로 1m를 위성 사진에서 하나의 점으로 나타낸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해상도 1m 이하인 '서브 미터'급은 돼야 군사위성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 받는다. 군 당국이 오는 11월 발사할 계획인 군사정찰위성의 경우 해상도는 30~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