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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안경 에이스 박세웅… 롯데 선발진 걱정마!

중앙일보

입력

5월 31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롯데 박세웅. 뉴스1

5월 31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롯데 박세웅. 뉴스1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부활했다. 선발진이 제자리를 찾은 롯데 자이언츠는 5월 돌풍을 6월까지 이어갈 기세다.

박세웅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했다. 2-0으로 앞선 5회 한 점을 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큰 위기 없이 6이닝을 깔끔하게 막아 7-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초반 부진을 씻고 되살아난 모습이다. 박세웅은 4월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2에 그쳤다. 하지만 5월 들어선 4경기에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로 반등했다. 사실 올해 박세웅이 고전한 건 늘어난 볼넷 때문이었다. 유인구로 주무기인 포크볼을 던졌지만, 상대가 속지 않거나 제구가 조금씩 벗어났다. 박세웅도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어렵게 승부하면서 투구수가 많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LG전에선 83개로 6이닝을 막았다. 리그 팀 타율(0.289)과 득점(경기당 5.2점) 1위 LG 타선을 상대했지만 과감하게 던졌다. "공격적인 투구를 하길 바란다"던 래리 서튼 감독도 LG전 승리 뒤 "박세웅이 모든 구종을 효과적으로 던졌고, 투구 수도 적었다"며 칭찬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 연합뉴스

포수 유강남과의 호흡도 좋았다. 박세웅은 FA(자유계약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유강남과 호흡을 맞췄으나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롯데 벤치는 박세웅 선발 경기에선 다른 포수들과 배터리를 이루게도 했다. 그러나 LG전에선 유강남이 도루 저지와 뛰어난 볼 배합으로 박세웅의 승리를 도왔다. 박세웅은 "강남이 형이 다음 이닝 계획과 볼 배합을 끊임없이 설명해줘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박세웅은 자타공인 롯데 국내 선발진의 에이스다. 지난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롯데 팬들은 안경을 쓴 우완 투수 최동원과 염종석이 이끌었던 두 차례 우승을 박세웅이 이뤄주길 바란다. 롯데는 FA를 1년 앞둔 박세웅과 일찌감치 다년 계약(5년 최대 90억원)까지 맺었다.

박세웅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에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다. 하지만 훈련 루틴이 바뀐 탓인지,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박세웅 스스로도 "WBC에 다녀와서 나도 모르게 몸이 지친 것 같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나쁠 때가 있는데 그게 빨리 온 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기량을 되찾았다.

2023 WBC에서 호투를 펼친 박세웅. 연합뉴스

2023 WBC에서 호투를 펼친 박세웅. 연합뉴스

박세웅이 살아나면서 롯데 선발진은 안정감을 찾았다.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와 FA 이적생 한현희, 이제는 투수로 확고히 자리잡은 나균안까지 5인 체제가 완성됐다. 4월까지는 불펜과 타선, 수비, 기동력으로 승리했지만 최근엔 선발투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5월 선발 평균자책점 1위(2.29)였고, 최근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선발 투구)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아시안게임은 나이 제한 규정이 없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대표팀을 24세 또는 프로 4년차 이하 젊은 선수들로 꾸리기로 했다. 단, 와일드카드로 3명의 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국제대회 경험이 필요한 선발투수와 포수를 뽑을 가능성이 높다. 도쿄올림픽과 WBC에 나간 박세웅은 단연 와일드카드 후보로 꼽힌다. 군복무를 앞두고 있는 박세웅에게도 큰 동기 부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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