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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패권 싸움 점화…中 굴기 맞서 美 ‘우주 외교 프레임워크’ 맞불

중앙일보

입력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 빅터 글로버, 리드 와이즈먼, 제레미 한센, 크리스티나 해먹 코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 빅터 글로버, 리드 와이즈먼, 제레미 한센, 크리스티나 해먹 코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자국의 우주 외교 목표와 정책 방향을 담은 ‘우주 외교를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이하 우주 외교) 문서를 발표했다. 중국이 유인 우주선 선저우 16호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 굴기(堀起)에 속도를 내자 곧바로 공개한 것이어서 전략적 경쟁 관계인 미ㆍ중 간에 우주 패권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37쪽 분량의 우주 외교 문서에서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주 탐사 및 활용에서 미국의 우주 리더십을 촉진하고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 우선순위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규칙에 기반한 우주 활동 프레임워크를 추구하고 유지할 것” “우주에서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를 확산할 것” 등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즐겨 쓰는 말인 ‘규칙에 기반한’이란 표현을 총 8차례 언급했다.

미국 국무부가 30일(현지시간) 우주 외교 목표와 정책 방향을 담아 공개한 ‘우주 외교를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 문서 표지. 사진 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 국무부가 30일(현지시간) 우주 외교 목표와 정책 방향을 담아 공개한 ‘우주 외교를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 문서 표지. 사진 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미국은 우주 외교 문서에서 현재의 도전 과제로 중국을 거론하며 대(對)중국 견제 취지를 분명히 했다. 미 국무부는 문서에서 국가정보국(DNI)의 ‘2023년 연례 위협 평가’를 인용하며 “중국은 2045년까지 미국과 동등하거나 능가하는 세계 수준의 우주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우주 활동은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군사ㆍ기술ㆍ경제ㆍ외교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잠식시키려는 시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설계됐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제재 및 수출 통제의 영향으로 장기적 우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러시아는 계속해서 군사 우주 부문을 훈련하고 미국과 동맹국의 우주 역량을 방해하고 약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위성 파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문서에서 3대 정책 방향으로 ▶우주를 위한 외교 ▶외교를 위한 우주 ▶우주 외교 관련 인적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우주를 위한 외교’ 부문에선 “우리는 국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우주에서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를 확산하며 우주를 이용한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를 위한 우주’ 부문에선 외교 목표를 달성하는 데 위성 이미지 등 우주 관련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우주 외교 문서를 “미국의 글로벌 우주 리더십을 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 이니셔티브”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최초의 우주 외교 전략 프레임워크”라고 했다.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15호와 선저우 16호 승무원들이 30일 중국 우주정거장의 핵심 거주 구역인 ‘톈허’ 안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15호와 선저우 16호 승무원들이 30일 중국 우주정거장의 핵심 거주 구역인 ‘톈허’ 안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미ㆍ중 간 경쟁은 최근 우주 공간까지 확장되며 패권 다툼이 치열하다. 후발 주자인 중국은 지난해 말 중국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성한 데 이어 이번에 선저우 16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전통적 우주 강국인 미국 추격의 서막을 알렸다.

중국은 오는 2030년 이전까지 유인 우주선으로 달을 밟겠다는 프로젝트도 세워 놓은 상태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 계획에 따라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이후 내년에 다시 유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우주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25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자력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에 보낼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은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해 2032년 달 착륙선 모델을 싣고 달로 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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