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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쓰레기' 모이는 그 마을…韓환경장관이 간 특별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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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남부 모카탐 지역에서 만난 현지인이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남부 모카탐 지역에서 만난 현지인이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남동쪽에 위치한 모카탐 지역은 쓰레기 마을로 불린다. 이 마을에는 카이로 전역에서 나온 쓰레기가 모인다. 이집트는 생활 쓰레기를 대부분 매립 처리한다. 이 마을에는 악취 속에서 쓰레기를 나르는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17일 모카탐에서 만난 이집트인 가말씨는 "여기 사람들은 기관지염을 달고 산다"고 말했다. 쓰레기 분류 작업을 하며 받는 일당은 130파운드(약 5600원) 정도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집트를 방문해 모카탐 마을을 찾았다. 현지 쓰레기 매립 실태를 확인하고, 한국의 폐기물 재생 관련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서다.

이날 한 장관은 이집트 신행정수도(NAC)에서 이집트측 환경부 장관, 지역개발부 장관 등을 만났다. 야스민 포아드 이집트 환경부 장관은 “앞으로 이집트는 쓰레기 자원화를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한국을 비롯한 해외 민간 기업의 투자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오전 이집트 카이로 소재 쓰레기 마을로 불리는 '모카탐' 지역을 찾아 쓰레기 집하 및 처리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환경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오전 이집트 카이로 소재 쓰레기 마을로 불리는 '모카탐' 지역을 찾아 쓰레기 집하 및 처리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환경부

현지에는 이미 폐기물 재활용과 관련한 국내 중소 기업이 진출해있다. 폐기물 재생에너지 기업인 제이에스티(JST)는 2021년 이집트에 쓰레기 선별 재활용 공장을 만들었다. 쓰레기 더미를 대형 파쇄기에 넣어 작은 크기로 자른 뒤 무게별로 분류하고 오염 물질을 제거해 재활용, 자원화하는 기술이다. 백선희 JST 대표는 “국내에 유럽 폐기물 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오면서 설 자리를 잃어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며 “6년 전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이 연결고리가 돼 이집트와 연이 닿았고,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신행정수도에서 열린 폐기물 선별 에너지화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신행정수도에서 열린 폐기물 선별 에너지화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이날 한 장관은 히삼 압델 가니 이집트 지역개발부 장관과 함께 JST의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JST는 2021년에 설비를 완공했지만 준공식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양국 장관의 만남을 계기로 준공식을 열었다. 칼레드 무스타파 카셈 이집트 지역개발부 차관은 “이집트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모카탐 지역민들도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남부 모카탐 지역. 쓰레기 마을로 불리는 이곳 주민들은 카이로 전역에서 나온 매립 쓰레기를 모아 선별 작업을 해 돈을 번다. 정은혜 기자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남부 모카탐 지역. 쓰레기 마을로 불리는 이곳 주민들은 카이로 전역에서 나온 매립 쓰레기를 모아 선별 작업을 해 돈을 번다. 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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