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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기상도 갈수록 ‘흐림’…산업연 “올 9% 감소, 무역적자 353억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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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수출 9.1% 감소, 무역적자 353억 달러’

산업연구원이 새로 내놓은 올해 경제·산업 전망 중 일부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부진이 깊어지고 ‘상저하고’ 기대가 흔들리면서 기존 전망치보다 크게 어두워졌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30일 산업연이 공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현재 국내 경기는 대외 여건 불확실성 확대,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수출 부진 등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민간 소비 회복세가 성장률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올해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지만, 글로벌 은행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내수 위축 등으로 ‘제한적 성장’을 할 것으로 진단했다.

무역 전선은 6개월 전보다 뒷걸음질 쳤다. 앞서 지난해 11월 산업연이 내놓은 올해 전망에선 수출과 수입이 각각 전년 대비 3.1%, 5.1% 줄어들고, 연간 무역적자는 26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새 전망에선 수출 -9.1%, 수입 -10.2%로 수출입 모두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적자도 지난해(478억 달러)보다 크게 줄지 않은 353억 달러로 봤다. 특히 상반기 적자는 기존 전망치보다 89억 달러 늘어난 293억 달러였다. 그나마 하반기 적자 폭은 에너지 등 수입 감소 확대로 비슷한 수준(기존 -62억 달러, 수정 -60억 달러)을 지켰다.

이는 상반기 내내 계속된 수출 부진이 당초 예상보다 심화한 데 따른 것이다. 전기차·이차전지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반도체 불황·대(對) 중국 수출 감소 같은 악재가 켜켜이 쌓인 탓이다. 올 상반기 반도체 등 13대 주력산업 수출은 1년 전보다 14.3%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1위 수출품’ 반도체의 수출 감소율은 -35.1%로 예상됐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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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감소의 골짜기가 워낙 깊다 보니 하반기도 ‘마이너스’(-) 행진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산업연은 상저하고 기조 속에 올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0.9%)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전망 자료에선 5.2% 감소로 수정했다. 하반기 13대 주력산업 수출도 주요국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둔화 등으로 1년 전보다 4.3% 줄어들 거란 분석을 내놨다. 특히 정유·섬유·정보통신기기·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은 올해 내내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홍성욱 산업연 연구위원은 “지난 연말 예측 시엔 반도체·ICT(정보통신기술) 수출 감소가 본격화되기 전이었고, 이번에 그 부분이 반영되며 하반기 수출 상승 여력이 줄어드는 것으로 다시 계산됐다. 연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출 증가세도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며 “(월별) 무역흑자 전환 역시 하반기 내에서도 늦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향후 수출 변수로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이 꼽히지만, 조기 반등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세운 올해 ‘수출 플러스’ 목표는 사실상 멀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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