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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든 女 수상하다"…택시기사 신고한 곳엔 훼손된 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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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A씨가 부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빈 캐리어를 들고 나가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 26일 오후 A씨가 부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빈 캐리어를 들고 나가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무거워 보이는 캐리어를 들고 풀숲에 들어갔어요.”

지난 27일 오전 1시30분쯤 경남 양산경찰서에 이 같은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인 택시기사는 “늦은 시각에 젊은 여자 손님을 태우고 왔는데 뭔가 수상하다”며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장소 부근에서 2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다. A씨가 들고 있던 캐리어 안에선 피 묻은 옷가지와 신분증이 발견됐다. 신분증은 또 다른 여성 B씨 것이었다. 범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경찰은 캐리어에서 발견된 B씨 신분증 주소를 보고 사건을 부산경찰에 인계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자 경찰은 우선 A씨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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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B씨 자택에서는 훼손된 시신이 발견됐다. 지문 대조 결과 B씨 시신이라고 확인한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다.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양산 풀숲 등에 유기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아 곧장 A씨를 체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A·B씨는 서로 모르던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스마트폰 사회관계망 앱을 통해 알게 됐다. 앱을 통해 알게 된 지 3일 만인 지난 26일 오후 5시30분쯤 A씨가 혼자 사는 B씨 집에 찾아간 게 첫 만남이었다.

경찰은 이때 A씨가 B씨를 해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시신 일부를 캐리어와 비닐봉지에 등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양산에 갔던 것으로 보인다. 택시를 탄 곳은 피해자인 B씨 집에서 거리가 꽤 떨어진 곳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시신 일부를 유기한 뒤 나머지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캐리어를 계속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고 덧붙였다.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B씨 살해 및 시신 유기 등 혐의 일부를 시인했으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공범 가능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8일 B씨 시신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다. 약 2주 뒤 부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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