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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美신용등급 강등 경고…“부채 초당적 합의 필요성 커져”

중앙일보

입력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부채 한도 협상 논의를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부채 한도 협상 논의를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면서 미국의 신용등급을 앞으로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피치는 미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매겼으나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렸다. 이유로는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꼽았다. 피치는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이 빠르게 다가오는데도 부채 한도 상향·유예 등 문제 해결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X-데이트는 미 재무부 금고가 고갈되는 시점이다.

피치는 “X-데이트 전에 부채한도가 상향·유예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연방정부가 일부 지급 의무를 다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X-데이트 전에 부채한도 합의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전반적인 거버넌스 및 채무 의무 준수 의지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며 “이는 AAA등급과 맞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다만 피치는 여전히 X-데이트 전에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미국이 제때 채무를 갚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피치의 경고에 미 백악관과 재무부는 각각 ‘의회의 초당적이고 신속한 합의 필요성이 커졌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협상에서 백악관과 공화당 측 협상팀은 일부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우리는 일부 진전을 이뤘고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여전히 합의에 이를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계속 선의를 갖고 진행하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부채한도 협상이 결국 타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무디스의 윌리엄 포스터 수석부사장은 “X-데이트를 넘기고 이자 지급을 못 하는 시나리오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능성은 작지만, 부채한도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큰 짐이 될 수 있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디폴트가 일주일만 발생해도 미국에서 15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봤다. 미 국채와 환율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면 세계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2011년 미국이 부채한도 문제로 정치적 진통을 겪을 때 미국의 신용등급은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됐고, 증시 하락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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