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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마라톤 아이콘’ 전신마비 장애인, 아버지 따라 하늘로

중앙일보

입력

2014년 4월에 열린 제 118회 보스턴 마라톤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팀 호이트. 홈페이지 캡처

2014년 4월에 열린 제 118회 보스턴 마라톤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팀 호이트. 홈페이지 캡처

전신마비 장애에도 휠체어를 밀어주는 아버지와 함께 마라톤에 도전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준 릭 호이트가 세상을 떠났다. 61세.

2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호이트가  2년 전 작고한 부친을 따라 호흡기 합병증으로 이날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릭은 아버지 딕과 함께 40년 넘게 마라톤과 철인3종(트라이애슬론)계의 아이콘이었다”며 “그는 장애를 가진 수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믿고 목표를 세워 높은 성취를 이루라고 영감을 줬다”라고 추도했다.

아들 릭이 탄 휠체어를 밀며 대회에 참가했던 딕 호이트는 2021년 3월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릭 호이트는 지난 1962년 출생 당시 탯줄이 목에 감겨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중증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릭은 자신의 의사를 컴퓨터를 이용해서만 표현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내 날개 아래 바람″ 팀 호이트 홈페이지

″아버지는 내 날개 아래 바람″ 팀 호이트 홈페이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릭은 15살 때 아버지에게 “자선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딕은 아들을 위해 휠체어를 밀며 함께 달리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처음 참가한 달리기 대회에서 완주에 성공했다. 릭은 아버지와 함께 ‘팀 호이트’(Team Hoyt)로 더 잘 알려졌다.

팀 호이트는 1977년부터 2016년까지 40년간 마라톤 72차례, 트라이애슬론 257차례(철인코스 6차례), 듀애슬론 22차례 등 총 1130개 대회를 완주했다.

특히 보스턴 마라톤에서는 32차례 완주하며 대회의 아이콘이 됐고, 보스턴 육상연맹은 매년 4월 강한 정신력을 보여준 대회 참가자에게 ‘릭&딕 호이트상’을 수여하고 있다.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 인근에 세워진 호이트 부자 동상. 홈페이지 캡처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 인근에 세워진 호이트 부자 동상. 홈페이지 캡처

추모의 물결도 이어졌다. 보스턴육상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릭 호이트는 보스턴 마라톤의 아이콘으로서 항상 기억될 것”이라며 “그는 ‘그래 너도 할 수 있어’라는 팀 호이트 정신을 보여주는 화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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