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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대 폰지 사기 또 터졌다…문화 콘텐트 투자사 대표 수사중

중앙일보

입력

영화 투자사 관계자가 기업인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 빼돌린 정황을 경찰이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투자자들로부터 수억원대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C투자자문 대주주인 A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A씨가 설립한 C투자자문은 ‘영웅’ ‘기생충’ ‘엑시트’ ‘사바하’ 등 영화에 투자해 성과를 낸 법인으로 문화 콘텐트 업계에서 잘 알려진 회사다. 카카오게임즈·야나두 등 상장을 앞둔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A씨는 2021년 3월까지 이 회사 대표를 맡았다.

A씨는 대표에서 사임한 직후인 2021년 4월 부동산 관리를 하는 P사를 인수한 뒤, 사업 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해 투자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A씨는 업계에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울 한남동 등에 거주하는 자산가들을 겨냥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장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내서 연 30%의 수익금을 매일 지급한다는 게 A씨의 설명이었지만, 경찰은 A씨가 실제로는 ‘폰지 사기’ 수법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새 투자자를 소개하면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도 범행에 쓰였다. A씨는 수익금은 물론 원금까지 손실을 내고 현재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해 말 P사와 A씨 계좌 사이에 거액이 오간 사실을 적발해 경찰에 통보했고, 경찰은 A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고소건들을 모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추정 피해액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피해자를 조사하는 한편, 범죄에 쓰인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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