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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동그라미' 칠 정도로 인기다…주민센터 '공짜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서초구 반포4동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인 '우리동네 안심거래존' 모습. 사진 서초구

서울 서초구 반포4동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인 '우리동네 안심거래존' 모습. 사진 서초구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주민센터 출입문을 들어서면, ‘서리풀 안심거래존’이 눈에 확 띈다. 중고물품 직거래장이다. 중고거래는 고물가 여파 속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단 가치소비로까지 인식되면서 인기다. 하지만 처음 보는 타인들끼리 직접 만나야 하다 보니 불편·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고 직거래 불편·불안 던다

서리풀 안심거래존을 이달부터 운영하게 된 배경이다. 거래존은 바닥에 가로 2.8m, 세로 2.3m 크기의 민트색 직사각형으로 표시돼 있다. 간이 테이블로 쓸 수 있는 의자도 갖췄다. 현재 반포4동 외 반포3동·양재1동 이렇게 3곳 주민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운영되며 폐쇄회로(CC)TV가 실시간 거래존을 비춘다.

서초구는 앞으로 시범운영을 통해 효과와 개선점을 꼼꼼하게 파악한 뒤 중고거래가 잦은 지하철역 출입구 주변 동주민센터 등으로 안심거래존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안심거래존 같은 주민생활 밀착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구민들이 편안한 환경 속에서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주민센터가 진화 중이다. 통역서비에 우산수리, 효자·효녀 노릇도 한다. 과거처럼 주민등록증 발급 업무 정도 처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모습. 뉴스1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모습. 뉴스1

중국계 주민 많은 구로동은 

구로구 구로2·4동, 가리봉동 주민센터 등 3곳에선 중국어 통역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일선 행정기관인 동 주민센터에서 언어소통으로 인한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구로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구 외국인 주민 중 97%가 중국계다. 체류지 변경신고나 출입국사실증명, 외국인사실증명 등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한다. 3명의 통역원이 민원 관련 통역과 안내를 맡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주민센터 통역서비스는 핵심 구정 철학인 ‘따뜻한 동행’의 일환”이라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민원처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던 외국인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산 공짜로 수리해주고 경로잔치도 

강북구 내 13개 동주민센터에선 순회 방식으로 ‘찾아가는 우산수리, 칼·가위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부러진 우산살을 고쳐주고 무뎌진 칼·가위날을 갈아준다. 지난해 우산(양산) 4245개가 다시 쓸모 있어졌다. 만 원짜리 한장으로 냉면 한 그릇 먹기도 어려운 요즘 같은 시대 공짜라 더욱 인기다. 어르신들은 구 소식지를 보고 벽걸이 달력에 미리 ‘동그라미’를 칠 정도라고 한다.

서비스 시간은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다. 동별 수리 일정과 운영시간 등은 강북구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수리사 참여로 인한 고용 촉진, 자원 재활용에 따른 물자 절약, 구민 생활 편의 지원이란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주민센터는 효녀·효자도 되어 준다. 서대문구 신촌동은 최근 대현교회에서 경로잔치를 열었다. 새마을부녀회가 주축이 된 행사지만 통장단과 동주민센터 직원 등 30여명이 카네이션 등 하나하나 준비했다. 메뉴론 소고기뭇국과 소불고기·녹두전·과일 등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색소폰도 연주됐다. 신촌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이웃 어르신을 공경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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