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구 백두장사 2연패|괴력의 강호동에 "킬러" 과시 뒤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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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리=김인곤 기자】신인 임종구(24·럭키금성)가 강호동(19·일양약품)을 메다꽂으며 백두장사 2연패를 이룩했다. 임은 28일 이리 원광대 체육관에서 끝난 제53회 전국 장사 씨름대회 백두급 결승에서 천하장사 3연패를 차지한「괴력의 씨름꾼」강호동에게 3-1로 역전승, 2백 만원의 상금을 따냈다.
임은 데뷔 9개월만에 통산 5천2백10만원의 상금과 함께 42전30승12패로 승률88%를 기록하면서「강호동 킬러」로 부상했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올 봄 인하대를 졸업한 후 계약금 5천5백 만원, 연봉 2천5백 만원으로 럭키금성에 입단한 임은 지난해 아마 6관 왕을 차지한 모래판 영 파워의 대표주자.
이날임은 제17회 천하장사 김칠규(현대)를 꺾고 결승에 올랐고 강은 씨름무대에 오른 지 3년4개월만에 처음으로 백두급 4강에 오른「아시아의 역사」이민우(삼익 가 구)를 잡고 결승에 나섰다.
임은 결승 첫판에서 강에게 기습적인 들어치기를 당했으나 두 번째 판에서부터 강과 힘으로 맞대결을 벌여 배지기에 이어 밀어 치기·빗장걸이로 내리 세 판을 따내 역대 맞대결에서 2승1패로 우위에 올라섰다.
올 시즌을 마감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노·소장의 치열한 세력다툼이 격전장을 방불케 했는데 금강·한라·백두 3체급 모두 결승에서 신인과 노장이 대결하는 양상을 보였다.
금강 급에서는 체육과학대 3년 생으로 학교의 동의를 얻어 민속 판에 뛰어든 입문 1개월의 공성배(럭키금성)가 정상도전 두 번 만에 결승에 진출, 이 체급 최다우승기록(8회)보유자인 노장 구봉석(현대)을 잡았는가 하면 한라급에서는 문위경(현대)이 역시 신인 오재철(일양약품)의 세찬 추격을 힘겹게 뿌리쳤다.
씨름 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민속씨름 1세대에서 2세대로의 승계가 순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세대 간판스타였던 이만기 이봉걸 등 이 은퇴한 후 올해 모래판에 뛰어든 임종구 남동하(현대·이상백두급), 강광훈(삼익가구), 이기수(럭키금성·이상 한라급), 최성섭(조흥금고), 오춘식(럭키금성·이상 금강 급)등 신진들이 각 씨름단의 간판으로 올라서자 노장들의 반격으로 씨름판이 점입가경을 이루어 내년시즌의 판도 변화를 흥미롭게 한 것이다.
한편 아시아의 역사 이민우는 준결승에서 비록 강호동에게 패했으나 한판을 따낸 데다 김칠규를 2-0으로 쉽게 누르고 3위를 차지해 앞으로「모래판의 다크호스」로서 가능성을 보 ◇백두 장사 급 순위(28일·이리)
▲장사=임종구(럭키금성) ▲1품=강호동(일양약품) ▲2품=이민우(삼익가구) ▲3품=김칠규 ▲4품=고경철(이상 현대) ▲5품=임광섭(럭키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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