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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최고" 개딸 극찬 듣는다…김남국 감싼 野초선들 노림수

중앙일보

입력

설훈 의원이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의총의 공개를 제안하고 있다. 뉴스1

설훈 의원이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의총의 공개를 제안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김남국 코인 사태’ 같은 위기마다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당 지도부나 동료 의원을 유독 감싸는 모습에 “초선이 공천을 위한 ‘개딸(강성 권리당원) 구애전’을 벌인다”는 개탄까지 나온다.

양이원영(비례)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전체 의원이 속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쇄신 의원총회에서 발표된 여론조사 응답자 표본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중도 45.8%, 모름 17.3%, (둘을 합치면) 63.1%다. ‘모름’ 대답은 사실상 중도층으로 보인다”며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과잉 표집된 조사”라고 주장했다. 국민들이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 도덕적으로 나을 게 없다’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표본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항의한 것이다.

거액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에 휩싸였던 김남국 의원을 유독 엄호한 이들도 초선이었다. 김용민(경기 남양주시병) 의원은 사건이 불거진 후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서민으로 남길 바라는 당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유정주(비례) 의원은 “소명이 끝나기 전까지 기다리자. 제발이지 사냥하지 말자. 상처 주지 말자. 우리끼리라도!”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당내에서는 “지도부를 향해 직언하는 초선이 사라졌다. 과거 봉숭아 학당도 문제지만, 홍위병은 더 문제”(수도권 의원)이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민주당 초·재선 그룹이 동교동계 2선 후퇴를 요구하며 혁신을 주도했던 모습과 현재의 당 풍경이 180도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한 중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0.5선인 만큼 초선을 방패 삼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도 한몫할 것”이고 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초선들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천을 받기 위한 오버 액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초선이 저러는 건 개딸을 결집해 경선에서 이기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실제 당 지도부나 동료 의원을 엄호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강성 지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양이원영은 정말 개혁적인 분” “김용민은 언제 봐도 가성비 최고” 같은 극찬이 쏟아진다.

최근 비례 의원들이 잇따라 ‘친이재명계’를 앞세우며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 경선 대결을 예고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한 수도권 의원은 “연고도 없는 곳에 내려와 친명계를 자임하며 선거운동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전북 군산(신영대)에는 김의겸 의원이, 경기 광명을(양기대)에는 양이원영 의원이, 경기 부천시정(서영석)에는 유정주 의원이 뛰고 있다.

반면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중진은 당의 어른으로서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불만도 적지 않다. 쇄신 의총에서도 “3선 이상급이나 장관을 거친 의원들이 앞장서 현 정부하고 싸워줘야 초선도 따라가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한 수도권 의원은 “초선·중진이 다 요지부동이니 재선(박용진·김종민·조응천)만 몇 달째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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