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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67% 순익 급증, 보험사 활짝…카드사 역선방도 선방?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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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카페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카페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높은 금리와 경기 둔화를 겪은 올 1분기 성적표를 두고 금융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냈던 카드사는 모두 뒷걸음쳤고, 보험사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영상황에도 높은 실적을 올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주요 생명‧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63.4% 늘어 7068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50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5% 늘었다. NH농협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167% 증가한 1146억원을 찍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손해보험사도 합산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며 호실적을 냈다.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어난 61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24.5% 증가해 4047억원을, KB손해보험도 28.9% 성장한 264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보험업계에선 이처럼 많은 업체가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새로 적용된 회계기준 IFRS17의 덕을 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의 영업 여건이나 기초 체력의 변화가 컸다기보다, 보험사의 셈법이 달라졌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보험사는 자산을 시가 기준으로, 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실적을 계산했지만, 올해 도입된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에 따라 부채도 시가로 바꾼 영향이다.

특히 보험사의 미실현 이익을 평가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보험계약마진(CSM) 계정의 계산법에 따라 회사의 실적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다. CSM은 미래의 예상 이익을 부채로 인식한 뒤 보험 계약 기간에는 이를 상각해 이익으로 본다. CSM 산출에는 통일된 기준이 없어 각 보험사가 손해‧해지율 등을 계산할 때 가정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반대로 카드사는 두 자릿수는커녕 한 자릿수 역성장만 해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반대다.

하나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하며 202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 순이익은 46.4% 줄어 458억원을 찍었다. 롯데카드는 40.5% 감소한 544억원, KB국민카드는 31% 줄어든 8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BC카드는 보유한 케이뱅크 풋옵션(지분을 특정 가격에 되팔 권리) 평가분이 영업 외 비용으로 계산되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이에 비해 신한‧삼성‧현대카드는 당기순이익이 한 자릿수 감소에 그쳤다.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1667억원이었다. 삼성카드는 9.5%가 줄어 1455억원을, 현대카드는 7.9% 감소해 708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부진의 배경엔 높은 조달금리가 있다. 카드사는 보통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해 연초 2%대였던 여전채 금리(3년물)가 지난해 11월에는 6%대까지 치솟았던 영향이 컸다. 1분기 카드사 대부분의 연체율이 1%를 돌파하며 대손 비용이 늘어난 점도 당기순이익을 깎아 먹는 요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삼성페이의 유료화 가능성이 있어 카드사 경영에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무이자 할부 기간 같은 소비자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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