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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훔치던 北 학생, 군인들에게 집단구타 당해 숨져”

중앙일보

입력

중앙기관에서 모은 퇴비를 실은 트럭들이 김일성 광장에서 평양 인근의 동농장·양묘장·산림경영소로 보내기 위해 이동중이다. 조선중앙통신

중앙기관에서 모은 퇴비를 실은 트럭들이 김일성 광장에서 평양 인근의 동농장·양묘장·산림경영소로 보내기 위해 이동중이다. 조선중앙통신

주차된 군부대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훔치다가 잡힌 학생이 군인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방송은 양강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 삼지연시에서 학생 4명이 군인들이 세워놓은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훔치다 적발됐고 이 중 1명이 군인들에게 붙잡혀 집단폭행을 당해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폭행한 군인들이 혜산시에 주둔하고 있는 군수동원총국 병사들”이라며 “붙잡힌 학생이 사망하자 병사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동차를 타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한 학생과 함께 휘발유를 훔치다가 도망친 다른 학생 3명은 현재 삼지연시 포태노동자구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그들은 학교에 바칠 돈을 마련하기 위해 휘발유를 훔치려고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 학기를 맞으며 교육부의 검열을 앞둔 통남리 중학교에서 학교 꾸리기 사업으로 학생들로부터 뼁끼(페인트)와 니스를 모으고 있다. 뼁끼나 니스를 바치지 못한 학생들에겐 내화 4000원($0.5)씩 바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시골 학생들이 어디서 뼁끼와 니스를 구하겠냐”며 “돈도 마련할 길이 없어 군인들이 세워놓은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훔쳐 팔려고 하다가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숨진 학생이 군인 5명으로부터 무자비한 구타를 당했고, 혜산시 경무부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지만, 군인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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