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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발생하면 원전 4초 만에 정지…“후쿠시마 같은 사고 막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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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진행된 합동 현장점검에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오른쪽 둘째)과 유희동 기상청장(왼쪽 둘째)이 지진경보 경광등(빨간 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원안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진행된 합동 현장점검에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오른쪽 둘째)과 유희동 기상청장(왼쪽 둘째)이 지진경보 경광등(빨간 원)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원안위]

“쓰나미 경보가 발생하면 이 철제 대문을 닫아 발전소를 바닷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닫히는 데만 4분 30초가 걸립니다. 대문 높이만 5m이고, 해수면 기준으로는 10m 높이의 장벽이 생기는 셈입니다.”

지난 12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발전소 입구에 들어서자 두께 1m, 무게 27t의 거대한 철문이 나타났다. 이곳에서 만난 모상영 고리1발전소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 조치로 이 문이 설치됐으며 10m의 쓰나미가 원전을 덮쳐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날 고리원전을 찾은 건 지난 3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기상청이 지진·기상 및 원자력 안전분야 협력체계 구축 협약을 맺은 데 이어, 관측망과 실제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은 대규모 지진 가능성이 작다고 알려졌었지만, 1978년 이후 지난해까지 규모 5.0 이상 지진이 10회 발생했다. 여기에 최근 동해에서 소규모 지진이 잦아지고 있다. 동해에서 혹여나 모를 강진이 일어나면 원전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쓰나미가 몰려오며 전기 발전시설을 마비시킬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원자로를 안전하게 정지시키고 냉각시키는 핵심 기능에 대해 0.3 그래비티(g·약 진도 7.0 규모) 지진까지 내진 보강설비를 해뒀다”고 설명했다.

자동 셧다운 기준인 0.2g(약 6.5 규모)의 90% 수준(0.18g)의 지진이 감지되면 원전이 자동으로 멈춘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지진 감지 후 제어봉(핵연료 반응도 조절하는 막대)이 4초면 떨어진다”며 “자동 셧다운 시 4초면 원자로가 안전하게 멈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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