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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 일과시간 휴대폰 허용…밤에 걷어 아침점호때 돌려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가평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부대 생활관에서 일과를 마친 병사들이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강의 시청 등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 사진공동취재단

경기도 가평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부대 생활관에서 일과를 마친 병사들이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강의 시청 등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 사진공동취재단

현재 일과 후로 제한된 병사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앞으로는 일과 중에도 허용될 전망이다. 일과 중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가 업무를 하지 않는 점심시간 등에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국방부는 11일 병사의 휴대전화 소지ㆍ사용 시간을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후 9시까지로 확대하기로 하고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오후 9시 이후 부대에서 일괄적으로 휴대전화를 걷어간 뒤 아침 점호 때 되돌려 주는 방식이다.

대상은 전 군의 약 20%에 해당하는 부대다. 현재 모든 병사는 평일에는 일과 후인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휴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30분 동안 제한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시범운영 방안이 확정되면 평일 기준 소지 시간이 4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병사 휴대전화 사용 정책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4월 시범 운영으로 시작돼 윤석열 정부 들어 소지 시간 확대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이에 국방부는 소지 시간 확대 범위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해 6~12월 각 군별 2~3개 부대를 대상으로 3가지 유형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점호 이후부터 일과 시작 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형’ ▶아침 점호 이후부터 취침 전까지 사용하는 ‘중간형’ ▶24시간 소지하는 ‘자율형’의 3가지 방안을 부대별로 2개월씩 적용해 본 것이다.

그 결과 ‘중간형’이 병사들의 복무 여건 개선뿐 아니라 초급간부의 부대·병력 관리 측면에서도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병사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를 놓고 대상 부대의 장병 선호 추이를 적용 전과 후로 나눠 조사했더니 병사는 95%에서 97%로, 간부는 59%에서 77%로 각각 늘어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 의견 중에선 일과 중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해 점심시간에 금융 업무 등을 해결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일과 중에 소지는 가능하지만, 업무 시간 사용은 여전히 금지된다“고 말했다. 또 일과 중 휴대전화 소지·사용 방침은 경계근무와 당직근무, 대규모 교육훈련 시에는 제한된다.

하지만 전 부대로 이를 적용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국방부 입장이다. 3가지 유형을 검토한 대상이 전 군의 5% 수준에 불과해 시범운영 기간 더욱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각종 공지사항 전파와 설문조사 등 기능을 담은 병력관리 어플리케이션(앱)의 활용 방안도 검토된다. 군 당국자는 “이 기간 해당 앱을 육군 14개 부대, 해군 4개, 공군 9개, 해병대 3개, 군병원 15개 등 전 군의 20% 수준까지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늘리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모든 훈련병이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범운영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육군 28사단·37사단 신병교육대와 해·공군 및 해병대 신병교육대를 대상으로 이미 시범운영을 실시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는 군 본연의 임무수행과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신중하게 검토하여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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