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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분의 1 확률’ 가족의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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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왼쪽부터 쌍둥이 첫째 리지와 둘째 록시, 셋째 비전과 막내 설록이. 송 PM과 차씨는 각별한 의미를 담아 네 쌍둥이의 이름을 직접 지었다. [사진 SK온]

왼쪽부터 쌍둥이 첫째 리지와 둘째 록시, 셋째 비전과 막내 설록이. 송 PM과 차씨는 각별한 의미를 담아 네 쌍둥이의 이름을 직접 지었다. [사진 SK온]

배터리 기업인 SK온에서 네 쌍둥이가 태어나는 경사가 났다. 10일 SK온에 따르면 이 회사에 근무하는 송리원(39) PM의 배우자 차지혜(37)씨가 최근 초산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자연분만을 통해 네 쌍둥이를 낳았다. 딸 셋에 아들 한 명이다. 의료계에서는 ‘확률 100만 분의 1을 뚫은 경사’라고 말한다.

부부는 당초 분만 예정일(5월 10일)보다 두 달가량 빠른 지난 3월 16일 네 쌍둥이를 만났다. 태명은 찰떡·콩떡·꿀떡·호떡이. 몸무게 0.9㎏으로 가장 작게 태어난 첫째가 지난주 건강하게 퇴원하면서 비로소 6명의 가족이 함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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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하는 등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터라 송 PM 부부의 네 쌍둥이 출산은 더욱 각별하다. 특히 일 걱정 없이 임신·출산에 대한 회사의 배려와 지원 덕도 컸다고 한다.

부부가 아이를 갖기로 한 것도 컨설팅 회사를 다니던 송 PM이 SK온으로 이직한 게 계기가 됐다. 송 PM은 2020년 결혼 후 아내와 임신 준비를 했지만, 업무가 바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 SK온 이직이 확정되고서 아내 차씨와 난임 병원을 찾았다. 이어 석 달 뒤 부부에게 네 쌍둥이가 선물처럼 찾아왔다. 하지만 걱정도 앞섰다. 송 PM은 “‘모아둔 돈도 없고 맞벌이는 계속해야 하는데 아이 넷을 어떻게 키우나’라는 현실적인 고민이었다”고 떠올렸다. 실제 임신 기간 검진이 잦았고, 각각 0.9~1.3㎏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때까지 적잖은 비용이 들어갔다.

다행히 회사가 제공하는 의료비 지원 복지제도가 송 PM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 회사의 유연근무 시스템도 보탬이 됐다. 아내 차씨는 “고위험 산모라 병원에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동행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네 쌍둥이의 이름을 첫째 딸 리지(理知), 둘째 딸 록시(祿施), 셋째 아들 비전(備前), 막내딸은 설록(說錄)이라고 지었다. 각각 앎을 다스리는 학자, 행복을 베푸는 의사, 앞을 내다보는 경영자, 말을 기록하는 변호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을 이름에 담았다고 송 PM이 웃으며 말했다.

SK온은 이날 송 PM 부부의 네 쌍둥이 출산 소식을 사내 방송으로 알리고 축하했다. 송 PM의 동료가 사내방송팀에 제보하면서 출산 소식이 회사에 알려졌다. SK온은 송 PM의 애로사항을 듣고, 출산 기념 선물로 육아도우미를 지원하기로 했다.

송 PM은 “SK온에 와서 아내가 임신을 결심했고, 복지제도 덕분에 부담도 훨씬 줄었으니 회사가 낳고 기른 네 쌍둥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차씨도 “큰 걱정 없이 임신하고, 출산할 수 있게 배려하는 조직 문화와 제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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