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서 3-0 승리를 이끈 한승택(오른쪽)과 양현종 배터리. 사진 KIA 타이거즈
안방마님이 에이스의 8이닝 무실점 투구를 만들었다. KIA 타이거즈 포수 한승택이 양현종의 호투를 도왔다.
KIA 타이거즈는 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양현종의 투구가 빛났다. 양현종은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8이닝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했다.
양현종의 앞에는 안방마님 한승택이 있었다. 양현종-한승택 배터리는 이날 바깥쪽 코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양현종의 코너웍이 절묘했고, 직구와 체인지업이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존 가장자리에 들어갔다. SSG 타자들은 그저 지켜보거나, 헛스윙하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뒤 만난 한승택은 "오늘 현종이 형 직구가 좋았다. 다른 변화구보다 좋아서 직구를 많이 썼다"고 했다. 특히 바깥쪽에 패스트볼을 던져 삼진을 5개나 잡았다. 한승택은 "처음엔 바깥쪽 코스를 던지지 않게 하려 했다. 현종이 형 장점은 우타자 몸쪽이니까. 그러네 한 번 바깥쪽 던졌는데 좋았다. 그래서 많이 활용했다"고 했다.
8회 투구를 마친 뒤 주먹을 맞댄 양현종(왼쪽)과 한승택. 연합뉴스
양현종과 김광현의 선발 대결은 전날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한승택은 "기사를 처음 봤을 땐 조금 부담이 있었다. 야구장 나와서 똑같이 준비하니까 사라졌다. 현종이 형이 이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니까 믿고 도와주려 했다"고 했다.
한승택은 "평소 현종이 형과 경기 계획을 많이 얘기하진 않는다. 그날 컨디션, 좋은 공을 체크해서 플레이하는 편이다. 서로의 플랜이 있으니까 맞춰가는 편"이라고 했다.
7회까지 90개를 던진 양현종은 8회 2사 1루에서 교체될 뻔 했다.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교체여부를 물었고, 양현종은 고민했다. 양현종은 "나는 솔직히 자신은 없었는데, 승택이가 공이 좋다며 자기를 믿고 던지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KIA 팬들은 포수 영입에 대한 갈증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동원을 FA로 놓친 뒤엔 더욱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날 선수단과 만난 심재학 신임 단장은 "포수 영입보다는 기존 선수들의 동기를 부여할 생각"이라며 한승택과 주효상의 기를 살려줬다.
한승택은 "제가 잘 하면 그런 얘기가 안 나올 테니까, 잘 하는 수 밖에 없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많이 이기면 포수는 그 역할을 하는 거고, 덤으로 방망이도 잘 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