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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한국 오자마자 현충원 참배…일본 총리론 12년 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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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방한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함께 헌화, 분향 후 묵념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방한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함께 헌화, 분향 후 묵념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일본 현직 총리의 현충원 방문은 2011년 10월 당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이후 약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오 무렵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차편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직행했다. 현충원에 도착한 기시다 총리와 유코 여사는 국기에 대한 경례 구호가 나오자 태극기를 향해 허리를 숙여 경례했다. 태극기 옆에는 일본 국기도 게양됐다. 기시다 총리 내외는 이어 현충탑으로 이동해 분향을 마친 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게 경례하고 묵념했다.

참배를 마친 기시다 총리는 미리 준비된 방문 문구에 서명했다. 방명록에는 “The Visit of His Excellency Kishida Fumio Prime Minister of Japan To The Republic of Korea May 7, 202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대한민국 방문 2023년 5월 7일)”이란 문구가 미리 적혀 있었다. 이날 참배에는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장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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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은 독립운동가와 한국전쟁 전사자 등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장소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가 현충원 참배를 방한의 첫 일정으로 정한 것을 놓고 외교가에선 이날 과거사 문제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 유감 표명과 함께 한국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현충원에 안장된 순국선열 대부분이 한국전쟁 전사자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로 꼽히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한·일 안보협력의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당국자는 지난 6일 “한 국가의 정상이 방문국의 현충시설을 찾아가 그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기시다 총리도 한국 역사에서 그런 사람들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홍석훈 국립창원대 교수는 “자민당 내 극우세력을 포함한 자국 내 보수층도 살펴야 하는 입장에서 간접적으로 과거사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 자격으로 처음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한 인물은 1983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다. 이후 2006년 아베 신조, 2009년 아소 다로 총리도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고, 2010년 방한한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대전현충원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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