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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 비상사태 해제·유지 회의…변이 바이러스 등 변수

중앙일보

입력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모습. EPA=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회의 모습. EPA=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1월 처음 발효한 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유지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4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특정한 질병의 유행이 PHEIC로 규정되면 이를 억제할 수 있도록 WHO가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다.

WHO가 소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 규약 긴급위원회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 청사에서 분기 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해제할지를 집중적으로 심의했다.

직전 회의까지는 코로나19에 대한 PHEIC 해제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나왔다.

특히 지난 1월 말 분기 회의 때는 작년 말부터 중국이 방역을 완화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했던 사정이 고려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의 위험도를 가늠하는 사망자 수가 다시 1만명대로 줄어든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해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이번 회의에서 대두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지난 3월과 4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PHEIC가 올해 안에 해제될 것이라고 본다”고 2차례나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해제되면 세계 각국에 발령된 최고 수위의 보건 경계 태세가 3년 4개월 만에 풀린다. 반면 당장 이달부터 PHEIC를 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파력이 강하고 면역 회피 특성도 큰 XBB.1.16 등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가 몇몇 국가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등 긴장을 늦춰선 안 될 사정들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PHEIC 유지 여부를 둘러싸고 상반된 시각이 있다는 점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도 언급했다.

그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수 감소세가 지속하는 점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지난 10주간 파악된 주간 사망자 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세계 각국의 의료 역량이 많이 개선됐지만 국가별 편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변수로 꼽기도 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대부분 국가가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고 코로나19에 대응할 의료 시스템의 역량도 늘었다”면서도 “의료 접근에 대한 불평등은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계속해서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몇몇 변이 바이러스의 진화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있고 유전자 시퀀싱 등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활동 규모가 줄어 새로운 변이를 탐지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코로나19 유행이 불러온 피로감은 우리 모두를 위협하고 있으며 모든 국가는 다른 전염병과 함께 코로나19를 관리할 방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나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기대하겠다”고 발언을 마쳤다.

이날 회의를 마치면 전문가들이 권고 의견을 제시한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이를 토대로 결정을 내리며, 통상 이 결정은 위원회 권고 의견과 함께 수일 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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