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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불렀는데 검찰 간 송영길…“주변 먼지털기 대신 날 구속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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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윗선’으로 의심받는 송영길 전 대표가 소환 통보 없이 검찰에 나왔다가 조사를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 송 전 대표는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영길 “부장검사 통화 연결해달라”

송 전 대표는 2일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송 전 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하지 않았고, 다른 조사를 한 뒤 부르겠다고 이미 안내했는데도 일방적으로 출두한 것이다.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1층 안내데스크에 가서 “검사님 면담할 수 있을까요?”“부장검사님 통화 연결 좀 해주세요”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사전 등록이 돼 있지 않다는 방호원의 말에 송 전 대표는 청사 밖 포토라인으로 나가 입장문을 발표했다.

송 전 대표는 “다시 한번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에 대하여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송영길을 구속해주길 바란다”고 검찰에 요청했다. 송 전 대표는 “인생털이 먼지털기식 별건 수사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인격살인을 하는 잔인한 검찰수사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기획 수사’라는 표현도 썼다.

자금 출처 지목된 ‘먹사연’…송영길 “한 푼도 돈 쓴 적 없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가 돈봉투 자금 출처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저는 지금까지 먹사연 회원이자 고문으로서 회비와 후원금을 내왔지, 한 푼도 먹사연의 돈을 쓴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환 통보가 없었는데도 출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언론에 (피의사실을) 유출하며 사실상 소환한 거 아니냐”라며 “프랑스 파리 그랑제콜에서 ‘언제 (파리로) 돌아오나’‘내년에는 명예박사 학위를 줄 예정이다’라고 하는데, 이런 문제를 협의해야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송영길 전 대표와 당시 경선 캠프 관계자들의 주거지, 송 전 대표의 후원 조직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은 송 전 대표 자택. 뉴스1

지난달 29일 검찰이 송영길 전 대표와 당시 경선 캠프 관계자들의 주거지, 송 전 대표의 후원 조직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은 송 전 대표 자택. 뉴스1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취 파일과 관련해선 “신빙성은 검찰과 법원에서 다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돈봉투 살포 자체가 없었는지, 살포 행위가 있었지만 몰랐던 건지’를 묻자 송 전 대표는 “제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라며 “제게 문제가 있으면 검찰이 책임을 물을 것이고 기소된다면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먹사연 압수수색 당시, 사전에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정황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답했다.

당초 검찰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서면 진술서를 내고 가면 된다”고 했지만, 송 전 대표는 진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 검찰 간부는 “송 전 대표가 정치쇼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법원 영장 등에 근거해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는 수사에 대해 정당한 근거 없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라며 “송구하다고 사과하면서 구속해달라는 주장까지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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