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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쾅 흔들렸다"…한달새 4번 지진, 옥천이 떨고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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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3분쯤 충북 옥천군 동쪽 16km 지역에서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6km로 추정된다. 뉴스1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3분쯤 충북 옥천군 동쪽 16km 지역에서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6km로 추정된다. 뉴스1

옥천 한 달 새 4차례 지진…“시설 피해 없어” 

지난달 30일 충북 옥천에서 발생한 지진을 놓고 충북 남부 지역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분쯤 충북 옥천군 동쪽 16㎞ 지점에 있는 청성면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다. 관측 장비에서 관측된 값과 지역별 지반 특성을 고려해 산출하는 ‘계기진도’는 충북에서 Ⅳ(4), 경북·대전·충남은 Ⅲ(3)으로 나타났다. 진도 4는 실내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고, 그릇과 창문이 흔들리는 수준이다. 지진 발생 깊이는 6㎞로 추정됐다.

권상철 옥천군 자연재난팀장은 “진동을 느꼈다는 유감신고가 60건 접수됐지만, 피해 신고는 아직 없다”며 “오전 진앙지 인근 청성면 궁촌리와 청산면 일대를 돌아본 결과 건물에 금이 가거나 무너진 피해 사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여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지진 발생 상황에 유의해 달라”는 안전 문자를 보냈다.

옥천은 올해 들어 4번째 지진이 발생했다. 모두 4월에 발생했으며 앞선 3번 지진은 모두 규모 2 미만인 ‘미소지진’이었다. 올해 충북에서 발생한 지진은 전날 옥천 지진을 포함해 11번으로 집계됐다.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해 10월 29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장암리 한 주택 담벼락이 갈라졌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금이 간 담벼락의 모습. 연합뉴스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해 10월 29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장암리 한 주택 담벼락이 갈라졌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금이 간 담벼락의 모습. 연합뉴스

60㎞ 떨어진 괴산서 지난해 규모 4.1 지진 

이번 지진 진앙지는 지난해 10월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던 충북 괴산과 60㎞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이번 지진 진앙 반경 50㎞ 이내 지역에 있는 충북 보은군 속리산 일원에서는 1978년 9월 16일 규모 5.2 지진이 있었다. 괴산에 이어 옥천까지 잇따라 지진이 감지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청성면 장연리에 사는 백용현(61)씨는 “갑자기 ‘우르르 쾅’ 소리가 나더니 2~3초 정도 땅바닥이 심하게 흔들렸다”며 “벽에 연결된 LP가스관이 흔들리는 바람에 밸브를 잠그고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했다. 백씨는 “괴산에 큰 지진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옥천에서도 지진이 발생해 어르신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진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진 발생 위치를 고려할 때 ‘옥천대’ 또는 ‘옥천습곡대’ 일부 단층에서 시작된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다. 옥천대는 호남 지역 서해안에서 강원 태백까지 길이 400㎞, 폭 50~60㎞로 넓게 분포한 퇴적·변성암 등 지질 구조를 말한다. 지난해 10월 29일 괴산 장연면 조곡리에서 발생한 지진도 옥천대 한 단층이 움직이면서 발생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 일대에서 1978년 규모 5.2 지진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충북 보은군 속리산 일대에서 1978년 규모 5.2 지진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옥천대 단층 움직여…괴산과 연관성은 적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괴산 지진 진앙 일대는 옥천대와 경기육괴 경계에 해당한다”며 “이 지역 조곡단층대 일부가 서북서-동남동 방향 주향이동(지각판 수평이동)하면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분석은 엇갈린다. 서용석 충북대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78년 속리산 지진이 난 곳에서 남남서 30㎞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미뤄 옥천대에 속한 단층 움직임이 지진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진앙지인 청성면 궁촌리는 지질구조가 화강암 계열로 분석되는데 속리산 지진 발생 원인과 비슷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창수 지진연구센터장은 “지난해 괴산 지진 진앙지와 거리상으로 50~60㎞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은 것 같다”며 “위치상으로 옥천습곡대에 속해 있는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교원대 이상준 교수(지구과학교육과)는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지난해 괴산 지진과 같은 단층에서 발생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옥천대의 가지 단층일 수는 있으나, 정확한 것은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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