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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9 캐럿 희귀품도…'나치 부역자' 2000억원어치 보석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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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경매 나오는 나치 부역자의 불가리 반지. 사진 크리스티 경매 홈페이지 캡처

크리스티 경매 나오는 나치 부역자의 불가리 반지. 사진 크리스티 경매 홈페이지 캡처

독일 나치 밑에서 부역하면서 유대인을 이용한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의 보석 중 2000억원어치가 경매에 나온다.

3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는 오스트리아 억만장자인 하이디 호르텐의 소장품 중 보석 700점이 5월부터 순차적으로 매물로 나온다고 밝혔다.

이들 보석은 카르티에, 불가리, 반클리프 아펠 등 세계적 브랜드로, 총 1억5000만 달러(약 2011억원) 상당이다.

특히 이번 경매에서는 25.59캐럿에 달하는 카르티에의 루비·다이아몬드 반지 등 희귀품이 등장한다.

하이디 호르텐 보석 경매는 201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국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보석 등 유품이 세운 기록을 깰 수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개인 소장품은 경매에서 1억5420만 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하이디 호르텐은 지난해 81세로 숨졌으며, 당시 재산이 29억 달러(약 3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독일 사업가인 헬무트 호르텐(1909~1987)으로, 나치의 탄압 속에 유대인이 두고 간 공장을 속속 인수하며 부를 쌓은 나치 부역자다.

나치 당원이었던 헬무트는 독일에서 히틀러 정권이 들어선 지 3년 만인 1936년 뒤스부르크의 섬유 공장을 거머쥐었다. 그의 나이 27살 때였다.

헬무트는 이후에도 유대인 소유 백화점 등 상점들을 여럿 인수하며 부를 축적했다.

헬무트는 나치가 패전한 뒤 독일에서 추방돼 1987년 스위스에서 사망했다.

그는 살아생전 1933년부터 45년까지 이어진 자신의 재산 형성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크리스티는 이번 경매를 ‘조심스러운 숙고’ 끝에 결정했다면서 “역사에 담긴 정보를 감출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 수익금은 2021년 설립된 하이디 호르텐 재단으로 돌아간다. 이 재단은 미술품 관리, 의료 연구, 아동 복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물 중 400점은 5월 10∼12일 스위스 제네바 경매에서 나오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5월과 11월 각각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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