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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서 전화" 또 폭탄…與 흔드는 제어불가 전광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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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27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광장에서 전광훈(왼쪽)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유마을을 위한 전국순회 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광장에서 전광훈(왼쪽)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유마을을 위한 전국순회 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돌출 발언이 계속되면서 국민의힘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달 25일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에서 “오늘 아침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께서 미국에 가시는데 목사님이 저 민주노총 세력을 막아달라. 목사님 외에는 막을 사람이 없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말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 미국 국빈 방문을 떠나기 전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이 왔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허무맹랑한 주장”이란 공식 논평을 냈다.

그럼에도 영상 관련 내용이 퍼지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전광훈 목사와) 단절하라고 그렇게 말해도 주저하더니 (전 목사가) 급기야 대통령실도 물고 들어갔다”며 “더는 미적거리지 말고 그 목사의 뜻을 우리 당에서 구현하겠다고 한 연결고리부터 끊어라. 그것도 못하면 당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3·8 전당대회 나흘 뒤인 3월 12일 김재원 최고위원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해 “최고위에 가서 (전광훈) 목사님이 원하시는 것을 관철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걸 거론하며 김 최고위원에 대한 강한 징계를 요구한 것이다.

국민의힘 김기현(가운데)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오른쪽은 김병민 최고위원.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가운데)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오른쪽은 김병민 최고위원. 김성룡 기자

공식적으로 “전 목사와 단절했다”는 입장을 가진 국민의힘 지도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수차례 전 목사와 단절했다고 언급해왔다. 김기현 대표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사안”이라며 “홍 시장 본인이 당과 전 목사가 단절되지 않은 것처럼 분위기를 몰고 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달 17일 전 목사를 향해 “당장 입을 다물라”며 강하게 경고한 데 이어 18일엔 전 목사 추천으로 입당한 당원 981명을 파악해 출당을 권유하는 경고 문자를 발송했다.

문제는 전 목사에게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전 목사가 입을 열 때마다 여전히 악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가 도와달라며 연락해왔다”는 내용의 전 목사 인터뷰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 측은 곧장 해명 자료를 내고 “전당대회 당시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전 목사 측에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와 그 즉시 그러한 요구를 거절했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선 “해명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해명 자료에 포함된 ‘도움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는 내용에 오히려 초점이 맞춰지면서 김 대표가 마치 변명하는 듯한 모습이 돼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같은 김 대표 측의 대응 뒤인 지난달 24일 최고위에서 태영호 최고위원의 “나는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 않았다”는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지도부 내부의 파열음마저 커지는 양상이다.

이처럼 전 목사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불능 상태로 접어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대응책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무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며 “전 목사 측의 노이즈 마케팅에 휘말릴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전 목사는 우리 당과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도 “전 목사에 대응하면 분란만 커진다. 굳이 그를 건드려 싸움을 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 목사에게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초선 의원은 “이중 당적 의심자를 가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더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도 “전 목사의 발언이 거센 만큼 무시할 수는 없다”며 “당이 대응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14일 오후 광주 서구 5·18 자유공원 내 상무대 영창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14일 오후 광주 서구 5·18 자유공원 내 상무대 영창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새로 출범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황정근 변호사)가 1일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선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최고위원 등 최근 잇따라 설화를 일으킨 지도부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리위 관계자는 “윤리위 구성이 늦어지며 최고위원들의 부적절 발언에 대한 조치도 함께 늦어졌다”며 “1일 회의에서 징계 양형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징계 개시 여부는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선 이들 외에도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간호사법 의결을 강행할 당시 표결 자체를 거부하는 당론을 어기고 본회의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 간호사 출신의 최연숙 의원과 모친이 간호사 출신인 김예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도 다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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