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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그 브랜드인데...그날 이재용 딸 '하객룩' 느낌 달랐던 이유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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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우수에 찬 큰 눈망울의 배우 앤 헤서웨이가 청바지 위에 가느다란 어깨끈이 있는 검은색 톱과 검정 재킷을 입고 정면을 응시한다. 또 다른 사진에선 검은색 미니 드레스에 작은 크기의 검정 미니백을 들고 있다. 모두 검은색 일색이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베르사체가 최근 내놓은 ‘아이콘 컬렉션’의 광고 캠페인 사진 이야기다. 베르사체가 달라졌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베르사체가 최근 배우 앤 해서웨이를 모델로 한 '아이콘 컬렉션'의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다. 사진 베르사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베르사체가 최근 배우 앤 해서웨이를 모델로 한 '아이콘 컬렉션'의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다. 사진 베르사체

베르사체 아이콘 컬렉션 공개
허리 잘록 아워글래스 실루엣
몸매 좋아 보이는 데일리룩 

화려함의 정수, 금빛 머리를 가진 메두사, 그리고 여성의 몸매를 아름답게 드러내 주는 실루엣. 베르사체를 설명할 때 반드시 나오는 말들이다. 1978년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설립한 브랜드 베르사체는 대담하고 화려한 패션의 대표로 40년 넘게 그 정체성을 지켜오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눈이 마주치는 사람을 돌로 만들어 버리는 마녀 메두사를 브랜드 로고로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엔 베르사체의 옷을 보는 순간 매력에 빠지게 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두사의 머리처럼 황금색을 기본으로, 이를 돋보이게 하는 검은색과 그 자체만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비비드한 핫핑크·바이올렛 같은 대담한 컬러 플레이를 즐겼던 베르사체였다.

베르사체의 아이콘 컬렉션을 입은 앤 헤서웨이. 사진 베르사체

베르사체의 아이콘 컬렉션을 입은 앤 헤서웨이. 사진 베르사체

그런데 이달 공개한 새로운 컬렉션 ‘아이콘 컬렉션’은 베르사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검은색을 기본으로 클래식한 디자인의 테일러드 재킷과 팬츠, 슬림한 실루엣의 니트 드레스 등 군더더기 없고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액세서리 역시 젓가락처럼 가느다란 은색 금속 소재의 뒷굽이 달린 검정 스틸레토 힐과 검정 가죽 벨트 등으로 옷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들로만 구성했다. 최근 베르사체는 종종 과도함을 줄이고 단순한 실루엣에 브랜드의 독특한 패턴이나 장식을 절제미 있게 가미하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지난해 6월 현대차그룹 일가의 결혼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의 딸 이원주씨가 입었던 베르사체 드레스 역시 그랬다. 소매가 없는 A라인 검정 미니 드레스를 입었는데, 옆선에만 금색·하늘색·주황색이 배합된 화려한 프린트가 새겨진 실크 원단을 붙여 화사함을 더했다.

“베르사체 아이콘 컬렉션은 시대를 초월한 엣지 있는 우아함입니다. 도나텔라의 강력한 비전으로 표현된 이번 캠페인 안의 내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베르사체 여성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 앤 해서웨이

이번 아이콘 컬렉션은 베르사체의 아티스틱 디렉터이자 부회장인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평소에 즐겨 입는 스타일의 옷을 모아 구성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리를 살짝 잡아줘 날씬해 보이게 하는 재킷, 다리가 길어 보이는 플레어 팬츠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여기에 베르사체의 DNA에 각인된 테일러링 노하우와 수십 년간 당당한 여성들의 옷을 책임진 경험을 토대로, 여성의 몸매를 가장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 실루엣으로 승부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나는 이 컬렉션에서 보여주는 모든 제품 스타일을 지난 수십 년 동안 입어 왔고, 앞으로도 입을 것이다. 이번 컬렉션의 모든 제품은 여러분의 몸과 완벽하게 하나가 될 것이며 단순하지만 강하고 아름다운 실루엣을 돋보이게 할 것”이라 밝혔다.

이번 아이콘 컬렉션은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평소 좋아했던 스타일에서 영감 받아, 데일리룩으로 쉽게 입을 수 있는 옷들로 구성됐다. 사진 베르사체

이번 아이콘 컬렉션은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평소 좋아했던 스타일에서 영감 받아, 데일리룩으로 쉽게 입을 수 있는 옷들로 구성됐다. 사진 베르사체

핵심은 ‘아워글래스(모래시계)’ 실루엣이다. 아워글래스 실루엣은 어깨와 엉덩이는 볼록하고, 허리는 잘록하게 들어간 모래시계 모양의 옷 형태를 말한다. 장식적 요소가 별로 없는 클래식한 정장 수트나 원피스라 하더라도 아워글래스 실루엣의 옷을 입으면 몸매가 좋아 보인다. 이런 옷은 매일 입는 일상복으로도, 특별한 날 격식 갖춰 입는 성장으로도 손색없다.  단추, 버클 등엔 1995년 ‘아틀리에 베르사체 캠페인’에서 처음 선보인 골드와 실버 메두사 문양을 넣어 단조로울 수 있는 옷에 화려함을 가미했다.

한편 베르사체는 1978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가 설립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다. 지금 브랜드의 수장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지아니 베르사체의 막냇동생이다. 오빠와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다, 1997년 지아니 베르사체가 사망한 뒤 전권을 물려받았다. 그는 브랜드 수장이 된 뒤 패션뿐만 아니라 가구, 리조트까지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토털 브랜드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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