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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금고형 선고시 면허 취소' 의료법, 국회 본회의 통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료법 일부 개정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료법 일부 개정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을 경우 면허를 최대 5년 간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의료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77명 중 찬성 154명, 반대 1명, 기권 22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에 반대하며 표결 직전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은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개정안은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의사의 면허를 최대 5년 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행유예 시에도 기간 만료 이후 2년까지 면허 재교부가 제한된다. 다만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예외로 인정했다.

면허가 취소됐다가 재교부 받은 의료인이 또 다시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을 경우 면허 취소와 함께 10년 간 재교부할 수 없도록 했다.

그동안 의료인은 업무와 관련한 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 형을 받아야만 면허가 취소됐다. 이 때문에 성범죄 등을 저지르고도 의사 면허를 유지하는 사례가 발생해 법 개정이 추진됐다.

표결에 앞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에 대한 찬반 토론에 나섰다.

법안을 찬성하는 강 의원은 "수면 내시경을 받으러 온 환자를 의사가 전신 마취 후 성폭행한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일이 있었다"며 "이런 중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이 얼마 되지 않아 병원을 열고 진료하는 데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행위의 특수성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의료인의 행위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직업 윤리가 요구된다"며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법무사 등 다른 전문 자격들도 이런 규제를 이미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 의견을 낸 최 의원은 "살인죄 같은 중범죄나 성폭행 범죄같이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신뢰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범죄를 결격사유로 추가하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단순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나 재산범죄, 행정법류 위반 등 범죄 유형과 관계 없이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형을 결격 사유로 삼아 의료인의 면허를 제한·취소하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료법은 원래 범죄 유형과 관계 없이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전과가 있는 경우 결격 사유로 규정했다"며 "그러나 2000년에 의료에 관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국민 의료 이용 편의와 의료 서비스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결격 사유를 의료관계법 위반 등 범죄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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