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코리안 드림 이룬 몽골 청년 에디와 바야르사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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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출신으로 한국 V리그에서 뛰게 된 인하대 출신 바야르사이한(오른쪽)과 성균관대 출신 에디. 사진 한국배구연맹

6년을 기다린 '코리안 드림'이 이뤄졌다. 몽골 출신 에디(24·1m98㎝)와 바야르사이한(25·1m97㎝)가 나란히 프로배구 선수가 됐다.

남자배구 삼성화재는 27일 제주 썬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에디 자르가차를 지명했다. 4순위 지명권을 얻은 OK금융그룹은 바야르사이한 밧수를 뽑았다. 두 사람은 손을 마주치며 환하게 웃었다.

둘은 2017년 1월 한국으로 건너와 순천제일고에 입학했다. 몽골보다 배구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뛰기 위해서였다. 일반귀화 조건은 한국에서 5년 이상 거주가 필요했고, 둘은 각각 성균관대와 인하대를 졸업한 뒤, V리그 드래프트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27일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삼성화재에 뽑힌 에디(왼쪽)와 김상우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귀화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둘은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만 프로에 갈 수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한다면, 프로행을 확신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한국배구연맹(KOVO)은 2005년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아시아 선수를 대상으로 한 드래프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큰 키에 측면 공격수로도 뛸 수 있는 에디는 상위 픽 후보로 꼽혔다. 에디의 대학 시절 은사인 김상우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가 1순위를 뽑았고, 에디를 품었다. 리시브 능력이 좋은 선수를 원했던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은 각각 2순위와 3순위로 일본 출신 이가 료헤이(29·리베로)와 필리핀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26)를 뽑았다. 바야르사이한은 미들블로커 중 가장 빠른 순번으로 OK금융그룹에 뽑혔다. 두 선수는 한국어도 능숙하고, 한국 문화에도 익숙하다.

에디는 "김상우 감독님을 다시 만나 기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파란색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바야르사이한은 "내 친구가 1순위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이름이 불리지 않아)조금 떨렸다. 내 이름을 불러주셨을 때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