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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코로나 빚’ 부메랑…“장기분할상환 기회 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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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대출을 크게 늘렸던 2030세대 청년층에 부채상환 부담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또 2021년 이후 금리 인상기 중 20대의 연간 소비가 90만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미루 연구위원이 작성한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던 2020~2021년에 청년층(20~39세) 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중장년층보다전·월세 보증금 등 주거 관련 대출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청년층 총대출 중 주거 관련 대출 비중은 약 82.4~85.0%로, 중장년층(63.6~73.1%)보다 11~18%포인트가량 높았다.

금리 인상은 청년층 소비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되면 대출보유 차주의 연간 소비는 약 13만2000원(0.5%) 감소했다. 이 중에서도 20대의 소비 감소폭(29만9000원·1.3%)은 60대 이상(3만6000원·0.2%)의 8.4배에 달했다.

김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고령층에 비해 크고, 자산 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해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이후 기준금리가 총 3%포인트(0.5→3.5%) 인상됐음을 고려하면 20대의 소비 감소 폭은 연간 89만6000원(3.9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30대도 소비를 61만3000원(2.4%) 줄였다.

청년층 내에서도 부채 수준에 따라 소비 감소 폭이 크게 엇갈렸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시 부채보유 상위 50% 청년층 연간 소비는 26만4000원(1.1%) 감소했지만, 부채를 보유하지 않은 청년층은 2만4000원(0.1%) 감소에 불과했다. 아울러 부채가 많은 청년층 중에서도 소득수준이 낮거나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차주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더욱 많이 감소했다.

보고서는 청년층 차주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한계상황에 직면한 청년 차주에게 기존 채무를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애주기 관점에서 청년층은 향후 소득이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 소득뿐만 아니라 미래 소득도 총부채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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