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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BGF 대기업집단 지정…하이브, 자산총액 5조 안돼 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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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자산총액이 5조원이 넘는 이른바 ‘대기업집단’에 82곳이 지정됐다. 지난해보다 6개가 늘었다. 에코프로가 신규 지정돼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올해도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그러나 OCI 총수인 이우현 부회장도 외국 국적인 것으로 드러나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공정위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엘엑스·에코프로·고려에이치씨·글로벌세아·DN·한솔·삼표·BGF 등 8개 회사가 신규 지정됐고, 2곳이 빠졌다. 2차전지와 전기자동차 부품 등 신산업 분야 성장에 따라 기업집단 숫자도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이 6조9400억원으로 1년 전(4조3600억원)보다 2조5800억원이 증가한 에코프로가 대표적이다.

올해 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이 제기됐던 하이브는 자산총액 4조8100억원으로 기준인 5조원에 못 미쳤다. 금호아시아나와 대우조선해양은 올해까지는 포함됐지만, 진행 중인 기업결합(M&A)이 종료되면 두 회사 모두 제외될 예정이다. 롯데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재계 자산서열 6위로 밀려났다. 5위 자리를 포스코가 차지했다.

외국인 총수 지정 근거 마련은 올해 지정 전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 국적인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올해도 총수 지정을 피했다. 공정위가 총수·배우자·2세의 국적을 공식적으로 파악한 결과 OCI의 총수가 미국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을 이유로 김 의장에 대해서는 총수 지정을 하지 않았지만, OCI에 대해선 이우현 부회장을 총수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OCI는 친족이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쿠팡은 국내에 김 의장 친족 회사가 없어 차이가 있다”며 “OCI 측에서 동일인 변경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의 배우자가 외국 국적을 보유한 기업집단은 7곳, 2세가 외국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곳(31명)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2021년부터 “기준을 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서 통상 우려를 제기하면서 제도 마련이 지연되고 있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인 공시대상집단의 지정 기준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2009년 48개였던 기업집단이 올해 82개까지 늘면서 당초 일부 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기업집단제도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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