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의문의 하한가 행진…‘빚투’ 경보 켜진 코스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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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외국계 증권사 SG(소시에테제네랄)발 무더기 하한가 여파가 이틀째 이어졌다. 커지는 ‘빚투(빚내서 투자)’ 공포감에 더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차 전지주에 대한 과열 경고를 내놓으며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동반하락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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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7% 내린 2489.0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93% 내린 838.71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3% 이상 급락했다가 그나마 낙폭을 줄였다.

SG발 하한가 여진은 이틀째 계속됐다.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 중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다우데이타, 선광 등의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30%)까지 하락했다. 전날 하한가를 기록했던 다올투자증권(-9.92%)과 하림지주(-13.13%) 등의 하락 폭도 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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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종목이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 종목은 최근 몇 년 새 주가가 꾸준히 올라온 종목들이다. 삼천리(499%)와 선광(401%), 서울가스(376%) 등은 지난 2년간 상당한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런데 지난 24일 SG증권에서 대량의 매물이 쏟아지며 의문의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다, 증거금 부족 등으로 반대매매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증권사를 통해 매수 금액과 매도 금액의 차액만 결제하는 일종의 파생금융상품이다. 40%의 증거금만 유지하면 2.5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고, 양도소득세도 적어 고액자산가나 전문투자가가 주로 이용하는 투자 기법이다. 국내에서 CFD거래는 외국계 창구를 통해 이뤄진다. 통정거래 등 주가조작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정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투자 심리는 위축됐다. ‘빚투’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진 데다, 금융당국의 과열 경고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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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2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

이 원장의 발언이 알려지며 그동안 주가를 끌어온 2차전지 관련주도 무더기 하락했다. 포스코홀딩스(-4.8%)와 포스코퓨처엠(-4.4%), 에코프로비엠(-6.46%), 엘엔에프(-5.4%) 등의 하락 폭이 컸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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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식시장에는 ‘빚투’ 경고음이 세게 울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20조43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 중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는 24일 기준 10조563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8021억원 늘었다.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사는 ‘빚투’ 문턱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전날 하한가를 기록했던 종목을 포함해 최근 변동성 우려가 커진 종목에 대해 위탁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다. 금융당국도 무더기 하한가 사태 모니터링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반적인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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