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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사이 물길 연결·보 활용…남부 중장기 가뭄 대책 의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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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김영록 전남도지사로부터 가뭄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김영록 전남도지사로부터 가뭄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5일 영산강·섬진강 유역 가뭄 중장기 대책 등을 심의·의결했다. 전라권 식수원인 영산강·섬진강에 댐 간 도수관로를 연계하는 등 취수 시설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남부 지방 가뭄이 충청권까지 올라올 조짐을 보이며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물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배덕효 세종대학교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날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최대 미래 물 수요를 예측해 2단계에 걸쳐 하루 61만㎥(톤)의 물 추가 공급을 추진하기 위한 대책을 의결했다. ▶물 공급체계 조정 ▶대체 수자원 확보 ▶비상연계 ▶보 활용 ▶신규 수자원 개발 등을 통해 하루 최대 45만㎥의 물을 추가 확보하고, 기후변화 속 극한 가뭄 시에는 ▶비상용량과 사수(死水)용량을 활용하고 섬진강 추가 취수를 통해 하루 16만㎥ 이상을 더 공급할 계획이다.

물 공급체계 조정은 우선 전남권 최대 물 공급처인 주암댐 저수 물량을 탄력적으로 확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 위해 주암댐에 장흥댐 도수관로를 연계한다. 45.7㎞ 길이의 도수관로와 취수 시설을 설치해 광주‧목포 등 영산강 유역 6개 시‧군에 공급하는 물량의 일부를 장흥댐에서 대체 공급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주암댐 여유 물량은 용수가 부족한 여수산단에 공급한다.

하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등의 기술을 통해 대체 수자원을 확보한다는 중장기 방안도 의결됐다. 여수시 공공하수처리시설 내에 하수 재이용수 생산시설을 설치해 하루 5만㎥를 추가 확보하고 해수담수화 시설 건설로 하루 15만㎥를 확보해 여수 산단 수요처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승촌보·죽산보 적극 활용…환경 단체 "오염된 물 활용 못 해"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승촌보.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승촌보. 프리랜서 장정필

4대강 보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영산강 유역의 승촌보와 죽산보를 획일적인 보 운영방식에서 전환해 가뭄‧녹조‧홍수 등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물을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기존의 농업용수를 일부 생공용수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역별 중‧소규모 댐 개발, 지자체가 관리하는 저수지를 늘릴 방안도 검토해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 대책으로 기후변화 영향을 고려한 극한 가뭄 시에도 비상용량과 사수(死水)용량을 활용하고 섬진강 추가 취수를 통해 하루 16만㎥ 이상의 물을 전라권에 공급할 계획도 심의·의결했다.

이는 앞서 환경부가 발표한 중장기 가뭄 대책과 같다. 환경부는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4대강 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앞서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의 환경단체들은 "오염원이 흘러드는 영산강은 승촌보와 죽산보에서 정체되기 때문에 보의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구상은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환경 단체들은 승촌보와 죽산보를 해체하고 하굿둑에 막힌 물이 흘러야 영산강 수질이 개선되고 그 물을 상수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신진수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물관리 분야 10대 핵심과제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뉴스1]

지난 2월 신진수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물관리 분야 10대 핵심과제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뉴스1]

남부지방 가뭄, 충청권 번질 조짐

1980년 대청댐 건설로 생겨난 대청호의 모습. 충북 영동과 옥천을 거쳐 청주시 문의면으로 흐르며, 댐 하류 대전시를 거쳐 금강으로 흐른다. 프리랜서 김성태

1980년 대청댐 건설로 생겨난 대청호의 모습. 충북 영동과 옥천을 거쳐 청주시 문의면으로 흐르며, 댐 하류 대전시를 거쳐 금강으로 흐른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편 지난해부터 시작된 남부지방 가뭄은 충청권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날 충청권 핵심 식수원인 대청댐이 보령댐에 이어 가뭄 '관심' 단계에 첫 진입했다. 대청댐은 총 저수량 14억9000만t인데 현재 7억2800만t까지 줄어든 상태다. 금강에서 유일하게 '정상' 수준인 용담댐도 예년 대비 저수량 72% 머물러 강수량 계속 부족할 경우 관심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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