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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온실가스 배출 0" 추진하는 바이든…美여론 싸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1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셰릴스포드에 위치한 듀크 에너지의 마셜 석탄·천연가스 발전소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셰릴스포드에 위치한 듀크 에너지의 마셜 석탄·천연가스 발전소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오는 2040년까지 화력발전소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사실상 제로(0)로 제한하는 규칙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최근 환경보호청(EPA)이 제안한 새 온실가스 규제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머지않아 발표될 예정이다.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들은 새로운 규제에 따라 미국 내 석탄·천연가스 기반 화력발전소들이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거의 전부(nearly all)감축하거나 포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규제는 기존 발전소들은 물론 신규 발전소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NYT는 “최종안이 발표되면 미 연방 정부 차원에서 화력발전소들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을 명시한 최초의 규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 마리아 미칼로스 EPA 대변인은 “우리 청은 새 발전소와 기존 발전소의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을 포함해 사람과 지구를 보호하는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며 보도를 사실상 시인했다.

새 규제에는 각 발전소가 배출하는 연기 속 오염 물질에 상한을 두는 방안이 담길 것이라고 한다. 대신 기존 발전소에 탄소 포집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진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장비는 가격이 매우 비싸 미 전역의 화력발전소 3500여곳 가운데 20군데만 도입된 실정이다.

지난해 미 전력 생산량 가운데 화력발전소의 비중은 60%에 이른다. 이들 발전소는 미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미 전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52%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한 바이든 정부의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발전소 규제는 필수적이다. 다만 2040년이라는 목표치는 정부가 2년 전 발표했던 “2035년 이산화탄소 없는 발전 100% 달성”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새 규제가 발표되면, 업계 반발은 물론 미주리·웨스트버지니아 등 공화당 우세 주들이 소송을 통해 무효화를 시도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작년 6월 미 대법원은 오바마 정부 때 도입한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 정책과 관련해 6대 3으로 “EPA를 비롯한 정부 기관은 미 경제에 변화를 일으키는 규칙을 의회 입법 없이 결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새 규제에 대해서도 법원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1년 트럼프 정부가 탈퇴했던 파리기후 변화협약에 복귀한다고 밝히고 온실가스 규제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달 12일에는 2032년까지 미국 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을 2026년 대비 56% 줄이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EPA가 도입하는 배출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3분의 2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CNN에 따르면 여론 조사기관 갤럽이 최근 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1%는 “전기차를 구매할 생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응답자들은 전기차 기피 원인으로 “석유 연료 자동차에 비해 가격은 비싸고 환경에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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