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옷 지퍼 열자 '야옹'…엄마 행세한 러 마약운반책

사진 러시아 경찰 제공 영상

러시아의 한 여성이 아기 엄마 행세를 하며 마약을 배달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를 아기처럼 보이기 위해 몇 겹씩 아기 옷을 고양이에게 입혔다.

러시아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경찰관이 분홍색 아기 방한복의 지퍼를 열자 아기 대신 어리둥절한 표정의 회색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양이는 적어도 세 겹의 아기 옷을 입고 있었으며 털모자와 신발, 심지어 기저귀까지 입고 있었다.

경찰은 고양이를 발견하기 전 방한복 모자 부분에서 노란색 필름으로 싸인 봉지 몇 개를 발견했다. 고양이를 완전히 꺼낸 뒤 방한복 발 부분에서도 푸른색으로 포장된 봉지들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 봉지에는 여성이 은밀히 운반하던 마약이 숨겨져 있었다.

러시아 내무부의 이리나 볼크 대변인은 "체포된 여성은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지 않으려고 아기를 안고 외출한 엄마처럼 보이려고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이 여성이 마약 밀매업자에게 고용돼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우랄 니즈니타길까지 마약을 운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과 고양이는 마을 곳곳에 170g 상당의 마약 봉지 12개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마약이 가루 형태의 메틸에페드린이라고 밝혔다. 이 물질은 기침 감기약에 이용되지만, 신경계 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흥분제 원료로 쓰인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