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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돈봉투' 스폰서 지목 김씨, 15년 전부터 민주당에 후원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 측에게 자금을 공급해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가 2008년부터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가 김씨는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녹음파일에서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스폰서’로 지목한 인물이다. 12일 김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자금 출처로 김씨를 의심하고 조성 경위를 수사 중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윤관석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는 윤관석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1일 중앙일보가 ‘역대 국회의원 후원회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김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민주당 의원 12명에게 총 6500만원을 후원했다. 2008년과 2011년 민주당 현직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한 김씨는 2016년부터 다시 기부금을 내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듬해인 2018년도엔 4명에게 5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후원했다. 서울과 인천·경기, 부산 지역 의원이 두루 포함됐다. 500만원은 개인이 기부할 수 있는 법정 최고 한도액이다. 2020년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 2명에게 500만원씩을 후원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2명씩 후원 행렬이 이어졌다.

김씨는 특히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윤관석 의원에게도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씩 1000만원을 후원했다. 윤 의원은 2018년엔 최고위원이었고 지난해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었다. 김씨가 두차례 기부한 의원은 윤 의원뿐이다. 후원을 받은 12명 의원 중에는 현재 민주당 지도부 의원도 있다.

김씨에게 기부금을 받은 12명 의원은 대부분 수도권과 호남 지역 의원이었다.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김씨는 당내 586 운동권 출신과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민주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김씨가) 민주당 인사들과 관계를 맺어왔고, 골프를 치는 등 자연스럽게 어울렸다”고 전했다. 김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돈을 제공한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윤관석 의원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강래구 협회장과의 친분은 인정했다. 윤관석 의원은 이날 김씨와의 관계, 후원금을 받은 경위 등을 묻는 기자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현재 '스폰서' 김씨는 딸이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근무한 이력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 측은 “딸은 오래전부터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딸도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윤 의원과 이 전 부총장 모두 모르는 사이”라며 “2000명이 일하는 대선 캠프 봉사에 누가 돈을 주고 참여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정근(左), 강래구(右)

이정근(左), 강래구(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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