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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네이버 여직원 극단선택…생전 메시지엔 "워킹맘이 죄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이버에서 개발자로 근무하던 30대 여성이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 측은 워킹맘이라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1일 JTBC 등에 따르면 숨진 A씨는 생전 가족들에게 '회사에서 나가라는 것 같다', '아이를 열심히 키운 것밖에 없는데 워킹맘은 죄인인가', '어린이집 졸업식에 간 후로 눈 밖에 난 것 같다' 등 메시지를 보내며 심적 고통을 호소해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09년 입사해 회사를 잘 다니던 A씨는 2016년 육아 휴직 복귀 뒤 이전과 다른 팀으로 옮겨지면서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 사내 제도를 통해 한차례 팀을 옮겼지만 전혀 다른 분야로 배치되면서 정신적 고통이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A씨가 생전 가족들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JTBC 방송화면 캡처

A씨가 생전 가족들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JTBC 방송화면 캡처

유족 측은 "만약에 영어로 프로그래밍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옮긴) 부서는 프랑스어로 프로그래밍하는 부서였다. (그래서) 자기가 그냥 책상에 앉아만 있다가 온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결국 지난해 1월 다시 육아 휴직에 들어갔다. A씨는 가족들에게 "일단 육아 휴직을 했는데 회사로 되돌아갈 자신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A씨는 복직을 앞두고 다른 팀으로 옮기려 했지만 이마저 쉽지 않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다.

유족 측은 지난달 24일 직장 내 괴롭힘을 수사해달라며 네이버 등에 대해 노동고용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족 측은 고소장에 'A씨가 육아 휴직 후 복직한 뒤 원하지 않는 부서에 배치되는 등 차별을 당했고, 이러한 문제를 주변에 알렸으나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회사와 노조 측은 고인의 생전과 사후 관련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네이버 측은 "지난해 9월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본인 또는 동료로부터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올해 1월 유족들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함에 따라 내부 조사 착수했지만 업무지시, 메시지 등 파악한 결과 내부 괴롭힘 없었다고 내부적으로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조사는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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