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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열고 심리상담까지…‘재출근’ 직장인 달래는 기업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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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SK그린캠퍼스(서울 종로타워)의 임직원 휴게 공간. [사진 각 업체]

SK그린캠퍼스(서울 종로타워)의 임직원 휴게 공간. [사진 각 업체]

SK온과 SK E&S, SK에너지 등이 입주해 있는 SK그린캠퍼스(서울 종로타워)는 지난 3일 휴게 공간인 ‘SK: 랩(Lab)’을 열었다. 이 건물 33층  2370㎡(약 720평) 전체를 헐어 만들었는데, 임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라운지와 회의 공간 등으로 쓰인다. 건물 한 층을 모두 터서 개방감을 높인 게 특징이다. 저녁에는 주류와 안주 등도 판매한다.

지난달 1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로비는 ‘콘서트장’으로 변신했다. JTBC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 오픈마이크’ 버스킹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이 대기업 사옥에서 열린 건 처음이었다. 마마무 솔라, 장혜진 등 유명 가수의 공연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수백 명의 HD현대 직원들은 퇴근 시간 이후에도 로비에 모여 공연을 즐겼다.

HD현대가 경기도 판교 사옥 로비에서 연 JTBC ‘비긴어게인’ 버스킹 공연. [사진 각 업체]

HD현대가 경기도 판교 사옥 로비에서 연 JTBC ‘비긴어게인’ 버스킹 공연. [사진 각 업체]

HD현대 측은 20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신사옥 내 공간을 직원을 위해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 방송사 측과 협의해 진행했다”며 “내부에서도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재택근무 대신 정상 출근 모드로 전환하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어서다. 여기서 파생되는 갈등과 업무 피로도를 줄여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휴게 공간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복지제도를 강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서울 양재동 본사 인근 어린이집을 리모델링해 개원했다. 돌봄 공간을 확장해 기존 1053㎡(약 319평)이던 어린이집 규모를 1518㎡(약 460평)로 44%가량 넓혔다. 보육 정원도 62명에서 105명으로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또 오은영아카데미와 협업해 지난달부터 직원들의 일상 속 고민 해결을 위한 그룹 클래스를 시행 중이다. 현대차 측은 “자녀 양육을 중심으로 직무 스트레스 관리, 직장 내 갈등 관리 등의 주제로 맞춤형 수업을 운영 중”이라며 “클래스 인기가 많아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 역시 올해 초부터 GRC 내에 ‘HD현대 마인드카페’를 개설했다. 심리상담을 통해 임직원들의 ‘마음건강’을 관리해주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이용자가 300명이 넘는다. HD현대 측은 “직장 내 갈등뿐 아니라 가정, 육아 등과 관련한 상담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직원 만족도가 높고 방문 횟수도 많아져 활성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최근 새로운 형태의 휴양소 제도를 도입했다. 과거 콘도 이용권 등을 지원하던 것 대신 온라인 숙소 예약 플랫폼과 계약해 임직원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의 원하는 시설을 자유롭게 정하는 식으로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다. 직원들이 원하는 숙소를 예약하면 회사는 숙박 포인트를 지급한다.

대한항공은 직원 본인과 배우자 등을 대상으로 연간 25~35매의 항공권을 제공 중이다. 노선 거리에 따라 10만~3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 올해부터는 10년 이상 근속 직원에게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 항공권을 2매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달부터 서울 여의도와 서울시청 인근의 거점 오피스를 포항과 광양 주재 직원들도 쓸 수 있도록 이용 대상을 확대했다.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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